고려시대 충묵왕 4년 고려말 문신인 안축(安軸 : 1287-1348)의 작품으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유교의 가르침, 그 실천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한 경기체가로
고향인 풍기 땅 순흥(죽계)의 경치를 전체 5장으로 읊은 것이다.
1장
竹嶺南 永嘉北 小白山前 죽령남 영가북 소백산전
千載興亡 一樣風流 順政城裏 천재흥망 일양풍류 순정성리
他代無隱 翠華峯 天子藏胎 타대무은 취화봉 천자장태
爲釀作中興景 幾何如 위양작중흥경 기하여
淸風杜閣 兩國頭御 청풍두각 양국두어
爲 山水淸高景 幾何如 위 산수청고경 기하여
죽령의 남쪽과 영가의 북쪽 그리고 소백산의 앞에,
천 년을 두고 고려가 흥하고, 신라가 망하는 동안 한결같이 풍류를 지닌 순정성 안에,
다른 데 없는 취화같이 우뚝 솟은 봉우리에는, 왕의 안태가 되므로,
아! 이 고을을 중흥하게끔 만들어 준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청백지풍을 지닌 두연(杜衍)처럼 높은 집에 고려와 원나라의 관함을 지니매,
아! 산 높고 물 맑은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2장
宿水樓 福田臺 僧林亭子 숙수루 복전대 승림정자
草菴洞 郁錦溪 聚遠樓上 초암동 욱금계 취원루상
半醉半醒 紅白花開 山雨裏良 반취반성 홍백화개 산우이량
爲 遊寺景 幾何如 위 유흥경 기하여
高陽酒徒 珠履三千 고양주도 주이삼천
爲 携手相從景 幾何如 위 휴수상유경 기하여
숙수사의 누각과 복전사의 누대 그리고 승림사의 정자,
소백산 안 초암동의 초암사와 욱금계의 비로전 그리고 부석사의 취원루 들에서,
술에 반쯤은 취하고 반쯤은 깨었는데, 붉고 흰 꽃이 핀 산에는 비가 내리는 속에,
아! 절에서 노니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습욱의 고양지에 노는 술꾼들처럼 춘신군의 구슬 신발을 신은 삼천객처럼,
아! 손잡고 서로 의좋게 지내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3장
彩鳳飛 玉龍盤 碧山松麓 채봉비 옥용반 벽산송록
紙筆峯 硯墨池 齊隱鄕校 지필봉 연묵지 제은향교
心趣六經 志窮千古 夫子門徒 심취육경 지궁천고 부자문도
爲 春誦夏絃景 幾何如 위 춘송하현경 기하여
年年三月 長程路良 연년삼월 장정로량
爲 呵喝迎新景 幾何如 위 가갈영신경 기하여
산새는 채봉이 날아오르려는 듯, 지세는 옥룡이 빙빙 돌아 서린 듯,
푸른 소나무 우거진 산기슭을 안고,
향교 앞 지필봉(영귀봉)과 그 앞에는 연묵지로 문방사우를 고루 갖춘 향교에서는,
항상 마음과 뜻은 육경에 스며들게 하고,
그들 뜻은 천고성현을 궁구하며 부자를 배우는 제자들이여,
아! 봄에는 가악의 편장을 읊고 여름에는 시장을 음절에 맞추어 타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해마다 삼월이 오면 긴 노정으로.
아! 큰소리치며 신임자를 맞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4장
楚山曉 小雲英 山苑佳節 초산효 소운영 산원가절
花爛滿 爲君開 柳陰谷 화란만 위군개 유음곡
忙待重來 獨倚欄干 新鶯聲裏 망대중래 독의란간 신앵성리
爲 一朶綠雲 垂未絶 위 일타록운 수미절
天生絶艶 小桃紅時 천생절염 소도홍시
爲 千里相思 又柰何 위 천리상사 우내하
초산효와 소운영이라는 기녀들과 동산 후원에서 노닐던 좋은 시절에,
꽃은 만발하여 난만한데, 그대 위해 훤히 트인 버드나무 그늘진 골짜기로,
바삐 거듭 오길 기다리며 홀로 난간에 기대어, 새로 나온 꾀꼬리 울음 속에,
아! 한 떨기 꽃처럼 검은 머릿결이 구름처럼 흘러내려 끊임없는데,
타고나 천하절색인 소도홍(小桃紅)만한 때쯤이면
아! 천리 먼 곳에 두고 서로 그리워함을, 또 어찌 하겠습니까?
5장
紅杏紛紛 芳草處處 樽前永日 홍행분분 방초처처 준전영일
綠樹陰陰 畵閣沈沈 琴上薰風 녹수음음 화각침침 금상훈풍
黃國丹楓 錦繡靑山 鴻飛後良 황국단풍 금수춘산 홍비후량
爲 雪月交光景 幾何如 위 설월교광경 기하여
中興聖代 長樂大平 중흥성대 장락태평
爲 四節遊是沙伊多 위 사절유시사이다
붉은 살구꽃이 어지러이 날리고, 향긋한 풀은 푸른데, 술동이 앞에서 긴 봄 날 하루놀이와,
푸른 나무가 우거진 속에 단청 올린 다락은 깊고도 그윽한데,
거문고 타는 위로 불어오는 여름의 훈풍,
노란 국화와 빨간 단풍이 청산을 비단처럼 수놓을 제,
말간 가을 밤 하늘 위로 기러기 날아간 뒤라,
아! 눈 위로 휘영청 달빛이 어리비치는 광경, 그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중흥하는 성스러운 시대에, 길이 대평을 즐기느니,
아! 사철을 즐거이 놉시다그려.
죽계구곡(竹溪九曲)
죽계구곡이란 이름은 영조 때 순흥 부사 신필하(申弼夏)가 처음 정한 바인데, 어떤 사람들은 퇴계 선생이 이름을 지었다고도 한다.옛 초암 법당 앞 바윗벽에 '죽계제일곡(竹溪第一曲)'라 커다랗게 새겨 있고, 시냇물이 넓게 고여 흐르는 물밑 반석에 행서(行書) 로 새겨진 '제일수석(第一水石)' 4자는 아주 힘차고 활달한 글씨인데, 오랜 세월 물에 갈려 겨우 알아볼 지경이다.
그 동쪽 바윗벽에는 신필하 등 여려 사람들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져 있는데, '순흥지(順興誌)'에 "중국의 무이구곡(武夷九曲)은 동구(洞口)가 1곡이 되고, 거슬러 들어가며 배정했는데 여기 9곡은 그 반대로 위에서부터 내리 배정되었다"고 한다.
구곡이란 제 1곡을 백운동 취한대(白雲洞翠寒臺), 2곡은 금성반석(金城盤石), 3곡은 백자담(柏子潭), 4곡은 이화동(梨花洞), 5곡은 목욕담(沐浴潭), 6곡은 청련동애(淸漣東崖), 7곡은 용추(龍湫), 8곡은 금당반석(金堂盤石), 9곡은 중봉합류(中峰合流)라 한다.
하지만 현재의 표지판에는 1곡은 금성반석, 2곡 청운대, 4곡 용추비폭으로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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