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完)

백두대간 종주 제37일차... 대관령-진고개...

紫雲 2009. 8. 31. 13:08

지난 7월에 알게된 교통비가 제일 적게드는 강릉으로 가는 길...^^

마산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동대구로 향하다 서대구 고속버스 정류소에서 내려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북대구 터미널에서 강릉 심야버스를 타는 것....

 

일을 마치고 바쁘게 움직인다. 저녁 6시40분 대구행 버스...8시15분에 대구에 도착하고 북대구 터미널에서 10시 강릉행 심야버스를 기다린다. 북대구는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동남아 여러곳의 문화가 속속 정착하고 있는 걸 느끼게 된다.

터미널 앞에 즐비한 Aisa Market... 음식점들... 오고가는 많은 아시아인들....

 

등산객으로 보이는 5분이 같은 버스를 탄다.

치악휴게소에 잠시 쉬다 인사를 나눈다. 설악산 화채능선을 타러 가시는 분들이다.

강릉에서 내리고... 마땅히 쉴 곳을 찾지 못해 택시 기본 거리의 오아시스 찜질방(7,000원)에서 잠시 눈을 붙인다.

찜질방을 나서니 비가 내린다.... 비다... 비다... 또 비다...아이고~....

 

터미널 앞의 식당에서 해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6시50분... 횡계행 버스.... 대간길의 낭만 야영지에서 마실 쐬주 한병을 횡계에서 장만하고 택시로 대관령으로....

 

안개비 자욱한 대관령에 서다....

 

산행일시 ; 2009년 8월29일(토)

이동경로 ; 대관령-국사성황당-선자령-곤신봉-동해전망대-매봉-소황병산-노인봉-진고개

산행시간 ; 9시간30분(휴게시간, 점심시간 포함)

날 씨 ; 비... 오후 늦게 개임...

 

대관령에서 선자령으로 오르는 대간길머리에는 비가 내리고 옷을 갈아 입을 곳도 마땅히 없다.

잠시 산길을 오르다 헬기장에서 산행복으로 갈아 입는다. 잠시 그친 비... 안개 자욱한 곳에서 훌러덩 하는 것을 보는 사람이 있었다면 뭐라 했을까... 잠시 내리다 그치는 비로 봤기에 우중산행 채비를 하지 않고 7시45분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다.

 

가는 길... 오늘은 넉넉한  산행시간인지라 국사성황당에 들러 무사산행을 기원드리고 수통에 물을 채우다.

간간히 만나는 산행객들...오롯하고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등로길... 넓은 초원....

비만 오지 않는다면 환상적인 대간길이었을텐데.... 아쉬움 가득한 마음으로 선자령에 서다.

아들놈이 지난주에 고장 낸 산행 전용디카 대신으로 구닥다리를 들고 왔더니 셀프로 찍는데 한참이 걸린다.

 

푸른 초원에 하얀색의 바람개비가 인상적인 곳이 짙은 안개, 내리는 비로 바람개비 돌아가는 소리만 들리고 거대함을 자랑하는 풍력발전기는 보이질 않는다. 점점 젖어가는 몸... 추위를 느끼며 서둘러 우중채비를 한다.

짙은 안개 풀길에서는 길을 잃기 쉬운데.... 아니나 다를까 알바가 터졌다. 선자령을 지나 낮은목을 지나면서 뚜렷한 길을 따라 우측으로 꺽어 한참을 가는 길... 뭔가 이상하다. 언뜻 보았던 시그널도 빨간색에 '등산로 조사'란 글을 봔 것 같기도... 아차...Back...

길을 찾아 다시 돌아간다... 안개 속에서는 자칫하면 알바다... 이럴땐 GPS가 필요하단 생각이 정실하다... ^^

 

그렇게 따라 올라간 등로길... 길 옆에 있는 곤신봉에 서다.

 

 <도로를 건너 선자령으로 향하는 들머리...대관령 국사성황당 입구 표지석>

 

 <헬기장에서 보는 등로...이슬비에 젖어간다>

 

 <만나는 임도....>

 

 <국사성황당 내려가는 길...>

 

 <국사성황당>

 

 <산신각>

 

 <다시 올라와 임도를 따라 걷다 오솔길로 접어드는 곳...>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올라서 만나는 휴게쉼터... 왼쪽으로 가도 선자령으로 향한다>

 

 <비와 안개만 아니라면 환상적인 정경을 보여주었을 법한데....^^>

 

 <선자령에 서다>

 

 

 <허걱.... 누구냐 넌.....셀프....>

 

 <짙은 안개에 가려 거대한 바람개비는 이렇게 가까이 가서야 모습을 드러낸다>

 

 <곤신봉에 서다...>

 

삼양 대관령 목장이 있는 곳이라 넓은 초지에 군데군데 표시판이 보인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촬영한 장소를 지나고 셔틀버스 서는 곳에 당도... 비가 오는 날씨임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관광중이다. 기념컷을 부탁드리고 떨리는 몸을 추스리려 전망대 쉼터로 서둘러 향한다. 버너에 불을 붙이고 불기를 쬐니 조금은 따스하다.

 

시간을 보니 11시가 넘었다. 문짝이 없는 쉼터라 찬바람이 송송 들어 온다. 우의를 벗어 문짝을 대신해 걸어 두니 한결 낫다.

내친김에 이른 점심을 해먹기로 하다... 체력은 국력이... 아차차... 체력은 산행력이다... ^^

보골보골 끓는 라면... 당근 삼양 맛있는 라면이다. 여기는 대관령 목장.....푸하하...

횡계에서 구입한 삼홉들이 쐬주를 한잔 곁들이니...추위는 저만치 떨어져 가지만 흐르는 콧물은 막을 수 없다....

한시간여를 쉬며 떨리는 몸을 추스리고 길을 나선다.

 

매봉에서 오른쪽으로 급격히 꺽여 내려서는 길.... 마치 되돌아 가는 듯한 착각을 주고 간간히 보이던 대간표시리본도 보이질 않아 긴가민가 하면서도 뚜렷한 길을 따라 내려선다. 대간 표시기가 보인다. 안도의 한숨... 계속 내려가는 길... 이젠 아예 대간시그널이 한장도 보이질 않는다. 안개 속에서 이 길이 맞는 것인지...아닌지... 확인할 길도 없다.

그저 감각을 따라 오르내림을 반복할 뿐.... 그렇게 짙은 숲길을 얼마를 걸었을까...

소황병산 오름길에서 만난 다섯분의 대간가족... 아.... 반가움이여... 진고개에서 10시에 출발했다고 한다.

감시초소의 국공파여부를 확인하고 안부를 전하며 헤어진다.

 

오름길에 고개를 숙이며 한참을 오르는데... 정면에서 으르릉 거리는 소리... 놀라 고개를 드는 순간 카~앙하며 짖더니 누런 개 두마리가 쏜살같이 뒤돌아 도망을 간다. 나도 놀라 '이노~옴~' 고함을 지르며 스틱을 높이 들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내가 본게 개인지 아님 다른 짐승인지 분간도 못할 정도였다. 스틱을 단단히 부여 잡고 방어자세를 취하며 한참을 섰다.

 

그래도 가야만 하는 길이기에 두근 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스틱을 앞뒤로 흔들며 전진한다.

고함 아닌 고함을 자주 지르며....국공파가 듣건 말건....

그렇게 얼마를 올라 갔을까... 목책을 만나 넘어서고 소황병산 표지석을 찾을 생각도 않은 채 바로 초소를 향해간다.

-지금 생각해 보니 누런개 두마리는 확실하고 들개인지 사냥개인지는 판단이 서질 않는다. 야생의 들개라도 사람에게 길들여져 있었던 것이면 본능적으로 사람을 무서워하여 도망간 것으로 생각되고 사냥개였던 것 같으면 주목적이 멧돼지나 다른 짐승이기에 사람을 만나 도망쳤거나 주인에게로 되돌아 간 것으로 판단된다.-

 

빈초소에 들어가 잠시 쉬고 목책을 넘어 잡목과 잡풀이 우거진 길을 헤치며 노인봉 대피소로 향한다.

안개속의 노인봉 대피소를 지나고 노인봉으로 향하는 오름길... 자주 뒤가 신경 쓰인다....^^

갈림길에서 노인봉으로 올랐다 기념컷만 찍고 서둘러 내려 온다.

진고개로 향하는 길.... 안개가 서서히 걷힌다.

 

 <매봉을 지나며...대간종주자는 모두 본의 아니게 범법자가 된다....>

 

 <넓은 초지에 덩그러니 홀로 선 소나무...>

 

 <소황병산 지킴이 초소...^^>

 

 <노인봉 대피소(무인)...>

 

 <노인봉...>

 

 <짙은 안개로 조망전무... 안내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진고개로 내려서는 길... 계단이 삼도봉에서 화개재로 내려서는 수에 필적한다>

 

 <안개가 걷히자 나타나는 정경... 부드러운 오솔길이다>

 

 <진고개로 내려서는 좌측방면의 정경...>

 

 <진고개 휴게소...>

 

 <진고개... 오른쪽에서 세번째 전봇대 있는 곳이 동대산으로 오르는 대간길이다>

 

도착한 날머리 진고개엔 야영및 취사금지 현수막이 붙어 있다..... 띠~~용....

안내초소 지킴이 퇴근하는 시간이 5시30분인지라 그 때까진 휴게소에 들러 시간을 때운다....^^

화장실에 들러 자바라에 물도 채우고 핫바도 하나 사먹고...

비에 젖은 옷이며 신발 속에 가득한 물.... 춥다 추워....지킴이는 왜 빨리 퇴근을 안하는겨.... 궁시렁 궁시렁....

 

퇴근하고 아무도 없는 안내초소 앞 지붕이 있는 곳의 휴게의자 사이에 텐트를 치고 혹시나 모를 야밤의 비를 대비한다.

텐트 속에서 버너를 피워 젖은 몸을 말리고 옷을 죄다 갈아 입고 나니 조금은 추위가 가신다.

라면과 함께 쐬주를 곁들이며 대간길의 일박은 그렇게 흘러갔다....

 

<소요금액 ; 68,250원>

교통비 ; 48,100원

   마산고속버스터미널(택시) 3,000원 마산-동대구(서대구, 버스) 8,500원 대구-강릉(북대구,심야) 21,100원

   강릉터미널-찜질방(택시2회) 5,300원 강릉-횡계(버스) 2,200원 횡계-대관령(택시) 8,000원

간식비 ; 13,150원

   간짜장(1) 4,500원 해장국(1) 4,000원 음료수(2) 2,600원 소주(1) 2,050원

숙박비 ; 7,000원(찜질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