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完)

백두대간 종주 제35일차... 백복령-삽답령...

紫雲 2009. 8. 12. 22:19

7월30일 ... 오랫만의 대간길이라 설레고 긴장되는 마음이다.

새로운 일에 쫒기 듯 지나다 보니 근 한달 보름만에 배낭을 꾸린다.

익숙해진 손놀림 속에서도 뭔가 한가지가 빠진 듯 하지만 퇴근 후 빠듯한 시간인지라 정리한 대로 챙겨 놓곤 마산으로 향한다.

마산 시외주차장에서 부산 노포동 종합터미날로... 부산에서 어영부영 시간을 때우다 산행객인 듯한 분과 인사를 나누다.

태백산 종주 계획으로 나선 분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다 짙은 술냄새와 너무 심한 뻥에 씁쓸한 미소로 고개를 돌린다.

하루에 150키로의 산행 속도가 가능한 것인지.... 푸핳 이거야 원참... 150리라고 해도 거의 날라가는 수준인데 축지법을 쓰는 것도 아니고...

 

밤 10시40분발 심야버스인 동해행 고속버스에 몸을 싣는다.

비몽사몽간에 새벽3시(기사분 말로는 3시20~30분경에 도착한다고 했지만...) 동해라는 안내방송에 깜짝...

서늘한 안개 속의 동해 고속버스 터미날에 내리다. 택시를 타고 묵호역 부근의 해장국밥집에서 뼈다구해장국을 한그릇 비우고 다시 택시를 타고 터미날로 돌아왔다. 아침 5시50분에 있는 임계행 직행버스를 기다리다 다시 꿈나라로... 강원도 모기들에게 화끈하게 헌혈한다.

너무 피곤하다 보니 모기의 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도 못했다....^^

 

6시에 출발한 임계행 직행버스로 7시5분에 백복령에 도착 대간길을 이어가다.

 

산행일시 ; 2009년 7월31일(금)

이동경로 ; 백복령-생계령-고병이재-석병산-두리봉-삽당령(1박)

행시간 ; 8시간 40분(휴게시간, 점심시간 포함)

날 씨 ; 하루종일 안개...

 

금요일이다 보니 백복령엔 자욱한 안개만이 나를 반긴다.

그래도 지난번에 탈출할 땐 특전사들이 있어 심심하진 않았는데.

우측에 있는 정자 쪽으로 가서 등산채비를 하니 7시 20분 아침 이슬을 털며 산길을 들어선다.

 

야생화가 만발한 오솔길을 지나자 만나게 되는 철탑...이게 42번 철탑인가....

약간의 오름길을 거쳐 철탑을 지나고 석회석 채취를 위한 임도를 만나 가로질러 간다.

자병산은 보이질 않는다. 예전 대간 산행기를 보면 자병산 정상을 들러 대간길을 이어 갔지만

이젠 흔적도 없어진 자병산 정상은 더 이상 대간꾼들을 맞이하지 못한다.

 

돌리네라는 움푹 꺼진 지형들이 숲길 곳곳에 보이고 느긋한 마음 느긋한 산행속도로 생계령에 도착한다.

안개가 자욱한 곳... 오늘 조망은 어떻려나?...

심야버스로 올라 오면서 잠을 설쳤더니 제법 시원한 생계령의 간이의자에서는 졸음이 솔솔....라라...^^

이슬로 질퍽한 신발을 벗고 잠시 쉰다. 

 

 <백복령... 대간길은 본인이 사진 찍은 지점에서 우측의 오솔길로 이어진다>

 

 <42번 철탑을 지나면 만나는 이정목>

 

 <첫번째 만나는 임도를 가로질러 정면으로 난 길을 따라간다>

 

 <공사현장 컨테이너를 지나면 만나는 식수... 시원함이 가득하다>

 

 <돌리네라 불리는 원형의 와지....>

 

 <생계령...>

 

약간의 오름길을 오르며 터인 공간으로 자병산 뒷통수를 본다.

처참하다.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고병이재에 서다. 한여름의 숲속은 고요하며... 짙은 내음이 가득하다.

특히 여름에 피는 꽃들은 짙은 녹음 속에서 벌과 나비를 불러 모으기 위해 향기가 짙은 것이 특색이라더니...

간간히 불어 오는 시원한 바람에 향긋함이 숨어 있다. 아~.... 여름이여...

 

 <생계령을 지나 922봉을 향하는 길에 바라본 자병산 뒷모습... 석회석 채취로 정상은 아예 없다>

 

 

 <삼각점이 있는 931봉>

 

 <고병이재...>

 

 

석병산으로 향하는 오름길이 점점 높아질 무렵 오른쪽으로 탁 트인 곳이 나타난다. 옥계면 방면의 도로가 보이고 발밑으론 석회동굴로 들어서는 인입로가 있다. 넉넉한 시간이라 석회동굴로 내려갔다 올라올까 생각하다. 돌아 선다....^^

두리봉 갈림길을 거쳐 석병산으로 향한다. 다시 돌아 와야 하기에 석병산 아래에 배낭을 벗어 놓고 빈몸으로 오른다.

뒤뚱뒤뚱... 오랫만에 느껴보는 대간현상이다... 푸하하...

 

탁 트인 조망을 기대했건만 ... 짙은 안개로 조망은 없다.

흐드러지는 구름과 안개를 벗삼아 노니는 신선의 기분이 이러할까...

일월문에서 보는 아래로의 경치는 한참을 즐기게 만든다.

 

 <석병산 오르는 길의 우측... 강릉시 옥계면 방면... 바로 아래는 옥계석회동굴로 향하는 길>

 

 <두리봉, 석병산 갈림길... 석병산에 갔다가 다시 여기로 돌아와야 한다...>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있다는 석병산...>

 

 

 <일월문... 석병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다>

 

 

 

이젠 두리봉....

별다른 힘듬이 없이 산길을 이어 선 두리봉 정상엔 휴식을 위한 시설이 널널하다.

시간도 넉넉하고 솔솔부는 바람에 더위를 피해 잠시 쉰다. 룰루랄라... 넉넉한 대간길이여~...

별다른 애로를 느끼지 못할 정도의 대간길은 손꼽아 봐도 없는 것 같다. 아니 무령고개에서 육십령까지의 길이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좌우튼 널널하게 쉰다.

 

 <두리봉... 표지석은 없고 표지목만 있다>

 

 

무거워진 엉덩이를 털고 내림길을 내려서고 한적한 숲길을 넉넉한 마음으로 걷다 보면 만나는 임도... 삽당령 100미터전...

임도를 건너 삽당령 도착... 식수를 찾을 요량으로 삽당령 휴게소에서 시원한 켄맥주를 사고 할머니에게 여쭙다.

휴게소 좌측에 흘러내리는 계곡물을 받아 쓴다고 하신다.

 

계곡물을 받아보니 침전물이 가득하다.

초소 앞에 텐트를 치고 침전물 가득한 물을 끓여 식혀, 가라 앉은 앙금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스레 수통에 채워 놓고...

대간길의 낭만, 외로운 밤의 친구 쐬주 한병을 비우곤 잠에 빠져 든다....

 

또다시 들어선 대간길.... 으~헝..... 대간길은 오늘도 이렇게 이어진다...

 

 <삽당령 도착전 만나는 임도>

 

 <삽당령...대간길은 컨테이너 맞은편 숲길로 이어진다>

 

<소요금액 ; 69,600원>

교통비 ; 45,400원

  덕산-마산(버스) 1,200원 마산-부산(버스) 4,600원 부산-동해(심야버스) 31,800원

  동해택시(2회) 6,000원 동해-백복령(버스) 1,800원

간식비 ; 9,300원

  소주(1) 1,200원 커피(2) 800원 음료수(1) 800원 켄맥주(1, 삽당령) 1,500원 아침식사(1, 동해) 5,000원

대간준비비 ; 14,900원

  햇반(6) 6,000원 스팸(1) 2,000 쇠고기장조림(1) 1,500원 카레(2)짜장(2) 4,400원 껌(1) 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