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8년 10월9일(목)
이동경로 ; 지름티재-희양산갈림길-희양산-시루봉갈림길-이만봉-사다리재-평전치-백화산-황학산-조봉-이화령
산행시간 ; 9시간 25분(휴게시간, 간식시간 포함)
날 씨 ; 아침 안개... 하루종일 맑음....
<희양산에서 즐기는 춤추는 운무...>
너무 조용하고 포근한 날씨에 밤새 한번만 깨곤 푹 자고 일어나다.
스님들이 수도를 하는 곳이라 주위 짐승들과 바람 마저도 깊은 삼매경에 빠졌었나 보다...
아침 안개를 헤치며 희양산으로 오르는 길....숨이 턱 막히는 듯한 박쎈 된삐알이다.
로프 하나에 의지한 채 암릉을 타고 절벽을 기어 올라간다. 어째 이런 일이....
<희양산 오르는 길... 가을과 스릴을 즐기다>
지난 대간 때 처럼 아침 누룽지탕, 점심 초코바 2~3, 저녁 라면으로 이어진 부실한 식사에 행동식이었다면 속리산을거쳐 개구멍바위, 청화조항, 대야산을 지나 버리미기재에서 헥헥 거렸을 텐데... 그래도 이번엔 대간 구간중 가장 많은 암릉,바위지대라고 식사를 튼실이 할 요량으로 아침은 라면+건조밥, 점심은 육포+건포도, 저녁은 짜장,카레,닭고기 덮밥, 행동식은 건포도와 양갱으로 단단히 준비했기에 이런 악산에 험난한 구간에서도 아직 버티고 있는 모양이다. 덕분에 베낭은 조금더 무거워진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80여미터나 되는 절벽구간을 오르니 갈림길... 오른쪽으론 희양산 오르는 길, 왼쪽으론 대간길이 연결된다.
베낭을 벗어 숲속에 두고 희양산으로 흐느적 흐느적 날랐다.... 근데 이 표현이 맞나.... 쌩 날랐다해야 되는디....
우쨌든 몸은 흐느적, 발걸음은 쌩이다.
긴 암릉을 거치고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올라간 희양산은 봉암사에서 엄격히 통제하기에 넉넉한 표지석은 없고 주위의 큰 돌을 세우고 매직으로 쓴 허름한 표지석이 있다.... 그래도 이런 것에 정이 가고 더 당당하게 보이는 이유는 뭔지....
잠시 앉아 쉬며 좌우 능선으로 구름이 넘나드는 절경을 감상한다.
<희양산 갈림길 지나 정상 오르는 길에 오른쪽으로 펼쳐진 전경>
<정상가는 길에 즐기는 ...>
<아래에 봉암사가 보인다>
<희양산 표지석... 작고 볼품 없지만 더 정겨움이 간다>
성터의 흔적을 지나 은티마을(시루봉) 갈림길에 들어서자 진초록과 연초록의 세상이 펼쳐져 있다. 아..........
뭔가 긴장이 느슨해지고 마음이 평화로운 느낌이다.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김... 넝쿨의 아름다움.... 초록빛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햇살...이 그림, 이 평화로움이 그대로 멈춰 졌으면....
<성터... 이곳에서도 희양산 가는 길을 봉암사 스님들이 나무 울타리로 막아 놓았다>
<종이 표시는 시루봉 갈림길이지만 실제는 은티마을 갈림길이고 시루봉 갈림길은 이곳에서 이만봉 쪽으로 조금더 올라간다>
<대간 표시기가 나무열매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다>
넉넉하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이만봉을 향한다.
이만봉으로 향하는 길은 여태까지의 험하고 위험이 가득했던 길을 무사히 지나 왔다는 것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듯.....
마치 평지를 걷는 듯한 편안한 산길이다. 이 길이 그대로 쭈욱 이만봉을 지나 이화령까지 이어 졌으면...
억새밭을 옆으로 스치듯 지나고 햇살의 따사로움이 머리를 감싸는 능선에 서니 상쾌한 바람이 코끝을 간지른다.
<시루봉 갈림길>
<억새밭>
<분지리 갈림길>
이만봉을 지나자 암릉도 다시 시작되고 높낮이 있는 능선도 이어지지만 그래도 평화롭다.
휘파람을 불고 싶을 정도의 능선길이다. 좌측으론 가야 할 능선이 다가오고... 오른쪽으론 지나온 능선이 멀어진다.
사다리재를 지나고 평전치를 언제 지났냐 싶게 지나고 백화산에 도착전 암릉 마저도 가뿐히 넘고 1100미터 가까운 백화산에 서다.
<이만봉 가는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희양산>
<왼쪽으로 보이는 곰틀봉>
<위 사진 연결되는 능선들...>
<위 사진 연결되는 능선들>
<이만봉에 서다>
<이만봉에서 보는 백화산... 멀리 제일 높은 봉우리>
<사다리재>
<백화산 표지판>
<백화산 도착전 만나는 가을...>
<백화산에 서다>
<백화산에서 보는 이화령쪽 ...>
이젠 황학산.... 아니 그 전에 식수점검.... 엥! 달랑달랑... 남은 3시간을 버틸 수 있을까? 결론은 간당간당...
평화롭고 넉넉한 마음은 이제 그만....
경고 발령~~~~엥엥에~~~~~~~~~엥... 국민여러분~ 국민여러분~ 민방위 본부에서.... 아 ~ 이건 아니지....
황학산 도착 전 억새밭 잘룩이 오른쪽으로 억새를 헤치고 5분 내려가면 물이 있단 정보를 믿고 일단 그곳까지 ...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내리막을 내려간다. 억새밭 도착 잘록이에서 오른쪽으로 억새를 헤치며 헤치며...20여분을 찾아봐도 물은 없다.
물은 없는 것 같아 더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낭비인 것 같아 이젠 최대한 입만 추기며 이화령으로 가는 수 밖에 없다.
황학산에 도착 기념사진만 찍고 일어서려는데 왼쪽에서 사람소리가 들리더니 등산객이 두분이 짠하고 나타난다.... 아니 이럴수가~!!!
마치 잘 짜여진 한편의 시나리오처럼...얼음물 구하고(500ml 반병), 오렌지 한켄 얻고...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쩜쩜쩜
그분들은 이하령에서 출발하여 황학산을 거쳐 백화산에서 마을쪽으로 내려 가신다고 내 사정을 듣더니 선뜻 주신 거다.
<황학산에 서다>
이젠 다시 넉넉 모드다. ^)^ .....
조봉으로 향하는 길 마저도 넉넉하고 편안한 산길이다.
좌우론 울창한 침엽수림이 길게 이어지고 그 밑으론 비단처럼 깔려 있는 풀.... 그리고 한 가운데 넓은 등산로...룰루랄라...
참호 옆으로 서 있는 조봉에 도착 증명사진만 담고 다시 편안한 길을 간다.
<조봉으로 향하는 넉넉한 길>
<조봉>
"이제 슬슬 나타날 때가 되었는데"...
대간길의 날머리는 그냥 쉽게 안 준다는 걸.... 반드시 한두번의 롤러코스트를 태우곤 안착시키기에 오르막을 기다리며 하는 말이었다.
역시나 짠하고 나타난 삐알을 오르내리며 군부대 초소 옆의 계단길을 거쳐 이화령에 도착함과 동시에 물도 딱 맞게 떨어진다.
휴게소에서 맥주 한켄을 마시니 뱃속과 머리 속이 후련해진다.
식수를 구하고 저녁반주로 소주를 사고 들머리인 표지석옆 의자와 초소가 있는곳으로 가 텐트를 치고 있으려니 한 분이 다가 오시더니 대간 타느냐고 물으시고 그렇다고 답하니... 반갑다고 자기도 대간종주 끝내고 9정맥 끝내고 이젠 지맥 타고 있다고 하신다.
<이화령 도착전 계단에 있는 군부대 경고판>
<이화령 문경쪽 표지석>
<표지석 옆 초소>
<괴산쪽 휴게소 입구에 있는 표지석...>
하... 반갑게 악수하곤 몇가지 근황을 주고 받고 이야길 하다 잠깐 가신다며 갔다 오시더니 '경험으로 안다'며 사과를 두개 주신다.
허허... 감사히... 어둑어둑 해질 무렵 텐트 속에서 저녁과 소주 한병을 비우곤 누웠다. 등산객들 지나가는 소리- 아마 조령산에서 내려오는 모양이다- 도로로 차량 지나가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깊은 수면 속으로 빠지다.
<소요금액 ; 4,800원>
맥주(1) 2,000원 소주(1) 1,800원 음료수(1)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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