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8년 10월8일(수)
이동경로 ; 버리미기재-장성봉-악휘봉-은티재-오봉정고개-구왕봉-지름티재
산행시간 ; 8시간 30분(휴게시간, 간식시간 포함)
날 씨 ; 아침 안개... 하루종일 맑음....
<장성봉 오르는 길에 만나는 운해...>
초소옆의 텐트를 걷고 어제 저녁 만났던 서울팀을 잠시 기다리다 7시 장성봉을 향해 출발한다.
들머리는 초소 건너편 우측으로 약간 내려와 철망이 중간 없는 지점에 희미한 길이 있다.
기분좋은 오름길도 잠시 암릉이 시작된다.
산허리를 감싸는 운해는 마치 다도해를 연상시키는 듯 함에 빠지게 하곤 기분 좋은 몸의 피로감이 하나씩 다가온다.
어깨에서 허벅지로 허벅지에서 장딴지로... 숨을 자연스럽게 쉬도록 하려지만 가빠지는 숨소리는 귓전을 두드린다.
<버리미 기재에 있는 초소... 왼쪽 옆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다>
<장성봉 오르는 길에 즐기는 산허리에 걸린 운해....>
<뒤돌아 본 길...>
그래도 가을의 청량한 바람은 자주 불어와 자연스레 땀을 가져간다.
기분좋은 아침의 등로길이다. 가을이란.... 이렇게 어느듯 내 주위로 다가와 민트같은 청량함을 살짝 던져준다.
조금의 빡셈을 느끼며 장성봉에 섰다. 조망은 없는 듯...
<장성봉에 서다>
장성봉을 내려서는 길도 그렇게 급경사는 아니다.
내리막을 한참 내려오다 갑자기 왼쪽으로 오름길로 들어선다.
고개를 넘는 것일까... 오름길에 올라서니 장성봉을 오르는 길인 듯한 길과 막장봉으로 향하는 길로 연결된다.
그리고 만나는 번듯한 표시판.... 순간 당황하며 지도를 꺼내본다. 막장봉으로 향하는 갈림길인가?...
그렇다면 827봉으로 향하는 길이 있어야 할 터인데.... 없다...
<이번 대간길에서 처음 만나는 번듯한 표지판 ... 막장봉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가면 갈림길이 나타난다>
다시 나침반을 들고 지도를 꺼내고 주위 지형지물을 찾고 자북선을 맞추고..... 쑈를 하라 쑈를!!!....당혹감에 빠진다.
대간 표시기도 주위엔 보이질 않고 각종 산악회 표시기만 보인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간다. 대간 표시기가 겨우 하나가 보인다.
휴우.. 이 길은 맞구나... 갈림길은 아직 멀었구나, 안도감을 느끼며 막장봉으로 향하는 길로 나아간다.
갈림길.... 반갑다.. 임마....친한 친구를 만난듯 얼굴이 펴지며 자신있게 오른 쪽으로 휘어져 오름길로 들어선다.
827봉... 780봉...809봉...787봉...을 지날 쯤 서울팀을 만나 앞서거니 뒷서거니 걷는다.
<지나 온 대간길... 제일 왼쪽에 높은 봉우리가 장성봉...>
<왼쪽으로 보이는 칠보산, 시루봉으로 짐작되는 봉우리들..>
악휘봉 갈림길... 입석바위와 장쾌한 조망을 보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될 것 같아 10분길에 있는 악휘봉으로 베낭은 벗어둔 채 가벼운 걸음으로 오른다. 휘청 휘청... 술 취한 사람이 걸어가듯 세사람이 앞뒤로 흔들리며 걸어가는 걸 상상해 보시길...
-일종의 대간베낭 후유증으로 베낭을 벗어면 여태 무거운 것에 길들여져 있던 몸이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해 앞뒤로 흔들거리며 걷는 모습을 보인다... 흐느적 흐느적거리며 걷는 걸음걸이가 술 취한 사람의 많이 닮는다... ^)^ - 그래도 가벼운게 좋은거여...
전후좌우 탁 트인 조망... 시원한 바람... 구름이 걸려 있는 하늘....모든 게 다 있으나 한가지 술이 빠졌구나....
세사람이 한참을 즐기고 또 즐긴다. 이젠 가야지.... 그랴 무거운 베낭을 메고 또 걸어 가야지... 가야지.....은티재로...
<입석바위>
<지나온 능선>
<악휘봉에 서다>
<문경읍 각서리 방향>
<연풍면 주진리 방향>
<중간 제일 높은 봉이 희양산, 그 앞이 구왕봉...>
서울 대간팀을 먼저 보내고 잠시 더 쉬다 뒤따라 길을 걷는다.
이 대간 길에 들어서 처음으로 만나는 인공구조물... 철계단...을 두고 점심식사를 하시는 서울팀을 다시 만나...
민박집에서 싸온 밥이 많으니 점심식사를 같이 하자기에 염치불구 맛있게 하느릇을 비운다. 그리고 한잔의 솔잎주....
혀 끝을 감싸며 도는 향이 정말 일품이다. 그것도 대간 산길에서 먹는 솔잎주의 맛이란... 캬아...
이런 저런 이야기로 점심과 과일 디저트를 즐기고 알큰히 취한 기분으로 서울팀을 먼저 출발시키며 아쉬운 작별 인사를 드린다.
서울팀은 시루봉 도착전 갈림길에서 은티마을로 내려가 민박할 예정이고 난 지름티재에서 야영할 예정이었기에 즐거운 동행에 아쉬움을 표해야 한다.
<철계단...>
은티재에 내려서 봉암사 스님들이 세워둔 표시판 뒤로 난 등로길을 따라 5분을 내려가 계곡에서 야영할 물을 물통에 채워 베낭에 넣으니 어깨로 전해지는 압박이 장난이 아니다. 하기야 5키로 넘는 무게가 갑자기 늘어 났으니... 그래도 어쩌랴 이게 없으면 난 초죽음인디...
주치봉을 넘어 오봉정고개로 내려서면서 유명한 산이 있는 곳인지 등산팀들을 자주 만난다.
나이 지긋하신 8분들로 이루어진 한팀을 만나고, 구왕봉으로 향하는 길에 또 2분을 만나고, 이름모를 봉우리에서 3분을 만나고, 내려 가면서 2분을 만나다. 산길에서 사람을 만나는 건 반가운 일이라... 인사를 드리며 지나치고, 그 분들이 가지고 온 남은 얼음물을 얻어 마시고 구왕봉으로 오른다. 구왕봉으로 오르는 길이 장난이 아니다.
어깨에서 시작해 허리를 타고 넘어 장딴지로 전해지는 압박감... 바쁜길이 아니기에 천천히.. 자주 쉬며 구왕봉에 오른다.
<은티재로 향하는 길에서 본 희양산과 구왕봉>
<위 사진 왼쪽으로 멋진 능선들... 제일 끝의 봉우리는 또다른 시루봉인듯>
<은티재의 봉암사 출입금지 안내판... 봉암사는 산문폐쇄를 하여 오로지 수도정진만을 하시는 스님들의 처소이다>
<은티재 안내표시판>
가까이 보이는 희양산의 암벽이 숨을 조이듯, 거대한 압력으로 다가선다.
내일 저 길은 얼마나 험할 것인지.... 내일 전개될 암릉길과 지름티재에 지키고 있을 스님들과의 신경전을 걱정하며 지름티재에 내려서다.
조용하다. 아니 적막하다고 해야 하나... 짙은 숲, 간간히 비치는 햇빛 속에서 법복을 입고 있는 스님들은 보.이.지.않.는.다... 만~세!!!
<구왕봉에서 바라본 희양산>
<위 사진의 왼쪽 능선>
<구왕봉에서 지름티재로 내려서는 길은 제법 험하다>
<지름티재 나무울타리 뒤편에 자리한 스님초소(?)...^_^>
<지름티재에서 희양산으로 향하는 등로길을 막아 둔 나무울타리... 베낭 왼쪽의 조금 넓은 구멍으로 길이 연결된다>
<야영 텐트... 뒤편의 자그마한 언덕이 바람을 막아주어 평온한 하룻밤을 보내다>
나무로 만든 울타리로 대간등로길, 희양산으로 가는 길을 막아 놓았다.
나무 울타리 너머로 스님들이 지름티재를 통과하는 산꾼들을 막기 위해 거하는 처소로 만들어 놓은 비닐천막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일종의 검문 초소라고 해야 하나... 허허.... 야영하기 좋게 닦여 있는 터에 텐트를 치고 주위를 둘러 본다.
은티마을로 내려가는 길로도 가보고 내일 올라갈 울타리 너머의 희양산 가는 길로도 가보고 그 길에서 다람쥐도 만나고... ^)^
이상하게 울부짓는(우~우~ 여우인가?) 산짐승의 소리가 신경이 쓰였지만.... 뭐 어쩌랴... 그래도 여기서 일박해야 하는디....
바람도 잠잠한... 조용함이 가득한 텐트 속에서 아득한 꿈나라로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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