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8년 10월5일(일)
이동경로 ; 문장대-개구멍바위-밤티재-늘재
산행시간 ; 4시간 20분(휴게시간, 간식시간 포함)
날 씨 ; 아침 짙은 안개. 점심 한때 비....
이른 새벽 짙은 안개 속에 눈을 뜨다. 한치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등로를 향해 렌턴 불빛이 꼬리를 문다.
대간팀인 것 같았다. 한참을 서 있었더니 10여명의 인원이 휴게소로 올라선다. 법주사를 통과해 올라오는 길이란다.
대장인 듯한 분과 인사를 나누고 안전산행에 대한 덕담을 나누고 나도 준비에 바쁘다...
10여명의 선행팀이 있으니 이슬은 털어 주고 가시겠지...^__^
바쁘게 꾸려도 6시40분... 혹시나 싶어 카메라를 켜본다. 사진이 찍힌다... 휴우....
휴게소를 출발해 짙은 안개 속의 산죽길을 걸어 들머리인 헬기장으로 들어선다.
헬기장을 지나고부터 얼마 가지 않아 바위들이 나타나며 등로를 이룬다.
준비한 로프를 베낭에 묶고 로프를 잡고 바위에 올라서고 베낭을 잡아 당긴다.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짊어 졌을 때의 무게와 손으로 당기는 베낭의 무게가 엄청 차이가 난다.
한고개를 넘어선다. 이젠 베낭을 먼저 내리고 내가 내려서야 하는 바위길을 만난다. 허허 이거이 장난이 아니다.
<처음부터 진땀 나게 만드는 바위길... 베낭에 로프를 묶어 당겨 올려야 한다>
<베낭을 먼저 내리고 내려서야 하는 길...>
<베낭 내리고... 나무타고 내려가고...>
<두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는 뱀과 같이...^__^ 흐릿한 사진 양해를...>
잠시 가다 이젠 베낭을 메고선 도저히 통과할 수 없는 바위 구멍을 만난다. 이게 개구멍 바위인가...
힘을 주어 오르고 베낭을 당기고... 헉헉거리며 오르락... 내리락.... 험로도 이런 험로는 처음이다.
바위 사이에 나무를 걸쳐 만든 길이 있는가 하면 바위 사이의 좁은 길을 아슬아슬하게 오르는 길도 있고...
유격훈련을 시켜도 이렇게 모질게 시키진 않는데... 베낭 무게가 천근만근의 무게로 다가 오는 건...
그래도 이렇게 험난한 암벽 사이사이에 등로를 개척한 대간 선답자들 노고에 머리를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개구멍 바위...>
<먼저 올라가 베낭을 끌어 올려야 하는 마지막 험로... 여기에서 아마 베낭 어깨끈이 손상을 입은 듯...>
<등산화 사이즈에 꼭 맞는 좁은 바위길...>
그리고 왜 카메라가 또 작동이 되지 않는겨... 또 동영상으로 기록해야 하는겨.... 우라질....
안개와 땀에 절어 옷은 벌써 축축하고 카메라는 작동이 되질 않고 베낭의 어깨끈은 너댓번 로프로 묶어 끌어 올리고 내리고 하는 사이에 바위에 시쳤는지 약간 너덜너덜...미끄러지며 팔꿈치는 까져 피가 나고... 총체적 난국이다.... 여기에다 비까지 온다면... 우.... 생각하기도 싫다.
암릉구간을 통과 숲을 지나며... "피해조사를 실시... 보고하라 오버 !!!"
팔.. 팔꿈치가 제법 까졌지만 제대로 작동...
다리.. 무릎보호대, 발목보호대 덕분으로 멀쩡...
엉덩이.. 미끄러지며 방아를 찌어 욱씬거리지만 아직 제대로 작동... 배설엔 이상 없을 것 같음...
베낭... 왼쪽 어깨 끈이 약간 손상.. 버틸만 할 것인지는 처음 당하는 경우인지라 파악 불가...아직은 버티고 있음...
카메라...사진 불가, 동영상만 가능.... 빌어먹을 삼성...
좋다... 가는 거다. 출발....
혹시나 싶어 문장대 쪽으로 뒤돌아 보지만 짙은 안개로 조망은 없다.
뒤돌아 보는 문장대와 주변의 조망이 타 대간꾼의 사진을 보면 좋았는데.... 짙은 아쉬움...
평화로운 숲길을 가며 이젠 밤티재의 국공파 초소에 신경이 쓰인다. 제발 무사히 통과할 수 있기를...
'북한산 다라미'님의 정보로 밤티재 직전 나무로 살짝 막은 길이 나오고 이젠 오른쪽으로 난 길을 간다.
절개지 급경사... 조심해서 내려오며 좌우를 살핀다. 이상없음... 무사히 도로에 안착... 한숨을 돌리며 올라갈 급경사를 보고 있는데...
<밤티재에 내려 서다... 굴다리는 야생동물 이동통로고 다리 너머 초소가 있다>
<내려 오는 길... 철망옆으로 급경사>
<늘재로 올라가는 길... 철망 옆 급경사>
차량이 선다. 국립공원 직원 두분이다....밤티재 초소로 출근하는 길인 듯... '이크....'
"여긴 출입금지 지역인 걸 알고 계시죠?"
"네... 그래서 올라갈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허... 따뜻한 약차 한잔 드세요"... 하며 보온통에서 한잔 따라주는 약초향이 가득한 약차에 좀전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지고 몸이 훈훈해 진다.
"잘 마셨습니다"...
"우리 모를 때 살짝 올라 가시는 거야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올라 가시더라도 송이버섯 때문에 쳐놓은 줄은 절대 끊지 마세요"
"아이고 당연하지요"... '이건 신호탄이닷!!!'
<늘재로 향하는길... 아직 암릉길이 있다>
<늘재로 향하며 바라보는 49번 국도의 윗늘티마을...>
싱긋 웃으며 직원은 초소방향으로 차량을 몰고 가고 나는 총알 맞은 멧돼지 마냥 급경사를 단숨에 차고 오른다.
고마우이 국립공원 직원양반들....
절개지의 급경사를 올라 우수관을 따라 좌측으로 오르면 밤티재에서 올라오는 대간길을 만나고 그리 높지 않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늘티에 다가선다.... 갑자기 안개가 자욱해지며 툭툭... 얼굴을 때리는 빗방울... 한방울...두방울...세방울... 이런....
늘재에 내려서며 고민에 빠진다.
믿지 못할 기상청이지만... 오후엔 남부지방에 비... 내일은 전국적으로 비....
여기가 남부지방인가.... 중부지방인가.... 어떻게 하나...
비가 오지 않는 조건으로 오늘은 밀재까지 진행하고 비가 온다면 중간에서 탈출.. 화북이나 화령에서 일박하기로 계획은 세워 두었지만...
비는 한방울 두방울 시작된 것 같았고, 베낭끈은 시원찮으며, 카메라는 오작동이지...
그래 결정했어!!! 집으로 탈출하는 거야!!!
늘재에서 다음 접속을 위해 청화산 농장으로 표시된 곳을 가보니 '어머니 사랑 동산'이 있고 그 건너편에 농산물 집하장이 있다.
식수를 구할 수 있고 건물 두동 중 두번째 건물 뒷편에 수도꼭지가 있다. 저녁 7시되면 직원들은 퇴근한다고 한다.
이젠 윗늘티마을로 내려와 버스를 기다리며 계곡에서 기분좋게 씻는다.
12시35분... 비는 진작 멈추었지만 상주행 시내버스에 미련없이 몸을 싣다.
<소요금액 ; 24,200원>
교통비 ; 18,200원
윗늘티-상주(버스) 4,800원, 상주-구미(버스) 5,400원, 구미-상주(버스) 8,000원
식비 및 간식비; 6,000원
순두부(1) 3,500원 김밥(1) 1,000원 음료수(1) 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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