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일 마산-구미, 구미-상주, 상주-동관마을로 꼬리를 물고 버스로 이동하다.
동관마을 주유소에서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 식사, 신선대까지 버틸 식수를 구하고 비재로 향하다.
비재에 도착... 장자동 방향으로 약간 내려가 비박 텐트를 치고 야영에 들어간다.
저녁식사와 당근 준비해 온 쐬주로 싸나이의 외로움을 달래며 어둠 속에 잠긴다.
또 온겨... 백...두...대...간.... 으허~~~엉!!!
<동관마을 주유소앞 다리를 건너 비재로 향하는 길... 가을이 영글어 간다>
<비재... 봉황산을 거쳐 내려오는 길>
<비박 텐트... 이번 대간에서만 사용해도 좋을 요량으로 10,900원 주고 옥션에서 구입한 1인용 텐트....>
산행일시 ; 2008년 10월4일(토)
이동경로 ; 비재-못제-갈령삼거리-형제봉-피앗재-천왕봉-신선대-문장대
산행시간 ; 10시간 40분(휴게시간, 간식시간 포함)
날 씨 ; 맑음...
첫날부터 텐트 속에서 어기적거린다.
아침 7시30분...
비재로 오르는 길에 산림(잡목 제거) 작업준비 중이던 아저씨 두분을 만나 권하시는 모닝커피를 마시고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간다.
500봉으로 향하는 길.... 숲속의 고요함이 온몸의 세포를 서서히 대간 모드로 일으켜 세운다.
가파지는 호흡, 서서히 젖어 드는 상의와 모자... 하체엔 힘이 주이고 어깨에 맨 베낭이 무게를 더해간다.
<거대한 바위 옆으로 좁은 등산로가 나있다. 500봉 오르는 길...>
<우측으로 보이는 49번 국도...갈령, 늘티를 거쳐 이어진다>
<간간히 보이는 능선을 즐긴다>
500봉을 거치고 안부로 내려서 못제 근방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도착...
백두대간 유일의 습지, 못제의 전설-상주에서 후백제를 일으킨 견훤은 주변 지방을 장악해 나갔다. 이때 보은군의 호족인 황충장군과 견훤은 세력 다툼을 하며 거의 매일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싸움을 벌인 족족 황충은 패하고 만다. 이에 황충은 견훤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캐기 위해 부하를 시켜 견훤을 미행했다. 황충의 부하는 견훤이 못제에서 목욕을 하면 힘이 난다는 것을 알아내 이 사실을 황충에게 알렸다. 황충은 견훤이 지렁이의 자손임을 알고 소금 삼백 가마를 못제에 풀었다. 그러자 견훤의 힘은 사라졌고, 마침내 황충이 승리했다.-을 떠 올리며 습지를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
<못제 도착전 헬기장에서 만나는 가을...>
<못제... 표지판>
갈령삼거리에 도착 사진을 찍어 두려는데... 어럅쇼... 카메라가 먹통이여... 갑자기 왜이래............
한참을 만져봐도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라... 이거참.... 사진은 찍혀지질 않고 동영상만 겨우 찍힌다.
첫날부터 이러면....
형제봉에 올라 조망을 즐기다 대구에서 오셨다는 네분을 만나다.
갈령에서 비박을 하고, 갈령삼거리에서 출발하여 문장대를 거쳐 시어동으로 가시는 분들이다.
어중간하게 대간코스를 잡은 것 같아 밤티재나 늘티까지는 끊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단속도 심하고 너무 늦게 출발하여 시간이 촉박하여 그렇게 잡았다고 하신다. 어제 저녁 삼겹살과 소주를 너무 즐겨 아침 10시30분에 출발하셨다니...
<형제봉... 이제부터의 사진은 동영상 켑쳐 사진이라 선명치 못함을...>
<형제봉에서 즐기는 조망...>
형제봉에서 그 분들이 갖고 온 막걸리 한잔을 들이키곤 동행이 되어 앞서거니 뒷서거니 속리산으로 오른다.
동행이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특히, 백두대간 길엔...
<전망바위로 오르며 즐기는 조망>
제법 빡센 오르막을 한참을 오르다 암릉을 거치고 천왕봉에 올라 조망을...... 어라....
구름도 없고 안개도 없는데 조망이 좋지 않다. 신선대와 문장대 방향으로 뿌옇게 흐려 보인다. 뒷쪽의 능선들도 제대로 보여주질 않는다.
속리산에 자주 오라는 뜻인가. 올해 7월에 올랐을 때에도 비 때문에 제대로 된 조망을 보질 못했는데.... 쩜쩜쩜...
<천왕봉에 서다>
<대구 대간팀이 찍어 보내준 사진... 천황봉에서>
<신선대 휴게소에서...>
<비로봉,시선대, 문장대 방면의 조망..>
천왕봉 지나 헬기장 근처에서 천안에서 오셨다는 젊은 분의 부탁으로 사진을 찍어 드리고 돌아 서려는데 그 분이 김밥을 두개 싸왔는데 식사를 안했다면 같이 먹자고 권한다. 아이쿠... 저야 감지덕지...^__^ 넉넉하게 김밥을 먹고 얼음물까지 얻어 마셨으니 원기백배... 사기충전...
발걸음도 가볍게 ... 룰루랄라....
석문을 지나 갈림길에서 젊은 양반은 법주사로 내려간다며 헤어지고 어둑해지는 길을 걷는다.
토요일이고 유명한 산이라 보니 늦은 시간에도 제법 등산객들이 많다.
비가와서 안개가 자욱했던 지난 7월에 지나갔던 길의 암릉들이 멋지게도 보이지만... 아.... 카메라....
임경업 장군이 7년간 수도한 후에 세웠다는 입석대, 경업대 등등... 참 힘도 세긴 셌다... 하하...
자주 서서 암릉들을 즐기고 사진 대신 기억 속에라도 넣어 두려는 듯... 오래 즐기다......... 이런 늦었다.
<석문...>
<집채보다 큰 바위들이 벌떡벌떡 서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발걸음을 빨리하며 신선대 휴게소에 올라서니 동행들이 막걸리와 전을 시켜 놓고 기다리고 있다...
아... 이런게 동행이 있다는 즐거움인가....
신세지기가 미안하여 나도 막걸리 한되박를 산다. 두잔씩이지만 그래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산행의 피로함을 날린다.
어느듯... 어둑해지는 시간.... 나야 오늘 문장대에서 야영을 계획하고 있기에 시간에 구애됨이 없지만 대구에서 오신 네분은 문장대를 거쳐 시어동까지 내려가야 겠기에 갑자기 바쁘다....
<문장대에서 밤티재로 향하는 들머리인 헬기장...>
<그 옆의 바위 능선...>
문장대에서 대구팀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휴게소에 들러 막걸리 두잔을 또 먹다. 얼큰허다.... 허허... 대간길에서 빼재 이후로 호사다.
갑자기 짙어지는 안개... 심해지는 바람.... 내일 사용할 식수를 준비하고 휴게소 내에서 잘 수 있는지 물었더니 흔쾌히 허락한다.
- 11월2일에 문장대 휴게소를 철거한다고 이야길 듣다. 환경오염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
탁자 위에 침낭을 펴고 누웠지만 좁은 탁자에 잠버릇이 있는 편이라 떨어질까 불안하다.
한참을 누워있다 밖으로 나와 휴게소 앞에 텐트를 치는데 연세가 느긋하신 십여분의 어르신들이 문장대에서 내려 오시며 관심을 표하신다.
좀전에 노랫가락 소리가 시끄럽더니 저분들이 내신 소리라 여겨 가볍게 인사만 드리고... 자리에 누웠다.
문장대에서의 야영은 몹시 추웠다. 이렇게 대간에서의 1박은 저물다.
<소요금액 ; 39,100원>
교통비 ; 16,900원
마산-구미(버스) 8,000원 구미-상주(버스) 5,400원 상주-비재(버스) 3,500원
식사비 ; 6,000원
해장국(1) 6,000원
간식비 ; 16,200원
음료수(2) 1,600원 소주(2) 3,600원 막걸리(신선대 7000, 문장대 4000)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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