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完)

백두대간 종주 제29일차... 저수령-죽령

紫雲 2009. 5. 21. 12:51

산불방지 기간으로 묶여 있던 대간길이 열렸다.

5월16일 토요일 아침... 마산시외주차장으로... 안동행 첫차에 몸을 싣는다.

차량이 고속도로에 들어서는 순간 뭔가 허전하다... 허걱 ^)*

카메라가 든 손가방이 보이질 않는다. 주차장 간이의자에 앉아 쉬면서 놓아 두었다가 베낭만 짐칸에 싣고 손가방은 의자에 두고 차량에 탑승했다... 급히 운전기사께 양해를 구하고 중리근처의 고속도 갓길에서 내려 고속도로를 벗어나 밭길을 지나 도로변의 택시를 타고 다시 시외주차장으로... 급하다...아침부터 출발 조짐도 수상하다. 이거이....

 

시외주차장에 도착, 근무하시는 분들께 수소문을 하니 한분이 보관하고 계셨다.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다음 안동행 차편을 알아보니 10시25분... 너무 늦다.

구미를 거쳐 예천으로... 예천에서 용두로 향하기로 하고 구미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쏟아지는 비... 내일은 개인다니 산행길엔 지장이 없기를...

오후 1시35분 예천에 도착 용두로 향하는 시내버스를 알아보니 조금전에 시외주차장을 지나갔단다. 계속 꼬인다....이거...

시외주차장에 있던 택시를 타고 예천여고 앞의 시내버스 사무실로 직행한다. 따라 잡을 수 있으려나...

사무실에 도착 근무하는 여직원에게 버스 진행여부를 물으니 친절하게도 버스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알아봐 준다.

곧 도착예정이란다.... 휴~우....

 

용두행 버스를 타고 종점에 도착...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의를 걸쳤지만 온몸이 비에 젖어 몇번이나 지나가는 차량에 손도 들어 보지 못하고 아스팔트 길을 따라 저수령으로 향한다. 한시간 남짓 걸리는 시간이다. 땀과 비로 범벅이 된 몸은 후줄근하다.

저수령 쉼터에 여장을 풀고 소백산 관광목장에서 식수를 구한 뒤 저녁을 해 먹고 빗소리를 들으며 저수령에서의 대간 첫날밤을 보낸다. 물론 쐬주 한병은 당연히....^^*....

 

 <용두리에서 저수령으로 향하는 길...>

 

 <저수령 쉼터...>

 

산행일시 ; 2009년 5월17일(일)

이동경로 ; 저수령-촛대봉-시루봉-배재-흙목-솔봉-묘적령-묘적봉-도솔봉-삼형제봉-죽령(1박)

산행시간 ; 10시간 10분(휴게시간, 점심시간 포함)

날 씨 ; 하루종일 비, 바람... 오후늦게 개임...

 

새벽 2시경... 계속되는 비바람 소리에 눈이 뜨인다.

텐트안도 습기에 눅눅하다. 아침엔 개이길 바라며 잠시 뜬 눈을 다시 감아 보지만 비소리가 신경이 쓰여 자는 듯 깨는 듯...

5시반을 넘기고는 우중산행을 결심하고 움직인다. 아침을 챙겨 먹고 텐트를 걷고 있으니 단양 쪽에서 승용차 한대가 휴게소에 멈추더니 한분이 내린다. 공주에서 오신 분...인사를 나누고 먼저 가시게 하곤 뒤따라 대간길을 들어선다.

안개비이기에 오전중엔 그치리라 생각하고 베낭카바도 하지 않고 들어선 대간길... 온몸을 휘감는 안개비로 몸은 벌써 축축하다.

 

촛대봉을 지나고 투구봉을 거쳐 배재로 내려서는 길...

미끄덩.. 쿵... 우직...

엥... 쿵은 내 엉덩이가 땅에 부딪히는 소린데... 우직은 뭔소리...

오른 손을 보니 스틱이 부서져 있다...으~~아~~악....^^&

카본스틱... 거금을 들여 얼마전에 옆지기가 장만한 건데... 횡방향의 충격에 약하다더니 부러졌구나.

수리를 위해 스틱의 잔해를 수습하여 베낭에 넣고 한개로만 스틱을 쓰니 영 이상하다.

그간 두개로 쓰던 것이 몸에 익었던지 엉거주춤 자세로 산행을 하려니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촛대봉...>

 

 <투구봉...>

 

 <1084봉...>

 

 <배재...>

 

 <싸리재...>

 

어제부터 계속되는 이상한 조짐이 야릇헌데....조심 또 조심하며 한걸음 한걸음 대간길을 따라간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가자 가자꾸나 피안의 세계로 깨달음의 셰계로...마음을 다스리며...

 

계속되는 비바람... 흙목을 지나고 솔봉을 지나고는 추위와 배고픔을 견딜 수 없어 간이의자가 있는 쉼터의 공터에 텐트를 쳤다.

텐트 속에서 버너에 불을 부치고 나니 후끈한 열기가 제법 추위를 막아준다.

준비한 햇반과 짜장을 데워 언몸을 녹이며 이른 점심을 먹는다.

텐트 밖으로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 텐트 속의 따스함... 그렇게 얼마나 쉬었을까...

 

두런두런 목소리... 여기서 비박하셨나요?... 묻는 소리에 텐트 밖을 내다보니 대간 종주하시는 분들이다.

7명이 8시에 저수령을 출발하여 여기까지 오시는 길이란다. 그 분들을 보내고 텐트를 정리하다 텐트가방의 작크가 터져버린다. 이거 왜이래... 계속... 찜찜하다.... 터진 텐트가방을 어쩔 수 없이 끈으로 묶고 있는데 또 대간종주팀을 만난다.

아하.. 오늘은 일요일이다 보니 심심찮게 대간팀들을 만날 수 있겠구나 싶어 내리는 비, 부러진 스틱, 터져버린 가방 속에서도 가벼운 마음으로 추스린다. ^^* 그러나 조심은 해야지...

 

 <흙목 정상...>

 

 

 <비에 젖은 이름모를 꽃을 담다>

 

 <솔봉...>

 

 <묘적령 도착전 텐트를 치고 추위를 추스렸던 쉼터에서...>

 

타 대간팀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묘적령을 향하다 만나게 된 묘적봉 표시판...

엥... 이거 웬 시츄에이션... 묘적령도 지나지 않았는데 묘적봉이라니... 우중 산행이라지만 묘적령을 그냥 지나칠리 없는데...

잠시후 만나게 되는 묘적령 표시판... 이건 또 뭐.... 황당~

가짜 도솔봉 표지석이 있다는 예길 들었지만 가짜 묘적봉 표시판이 있단 이야기는 금시초문...^^*

 

묘적령엔 일요일이라 그런지 우중이지만 일반산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기념사진을 부탁드리고 바로 진짜 묘적봉으로 향한다.

묘적봉 정상에도 산행객들로 붐빈다....

 

 <가짜 묘적봉 표시목>

 

 <묘적령>

 

 <묘적봉...>

 

 

급경사를 타고 내려가고 도솔봉으로 향하는 계단을 만나고 추위에 떨면서 올라선 도솔봉...

비바람으로 전망은 없다. 잠시 서있기 힘들 정도의 바람... 그래도 버티고 선다. 얼굴을 스치는 비바람이 한편으론 시원하다.

급경사를 내려서고 삼형제 봉으로 향한다.

뚜렷한 산행길은 삼형제 봉으로 향하지 않고 흐릿한 산행길이 삼형제봉 정상으로 향한다.

삼형제봉에 서고 이젠 내림길...제법 험하다. 잡목을 스치며 지나고 바위를 내려선다. 이젠 죽령으로 향하는 길...

비도 잦아들기 시작하고 약간은 경계심이 풀어지려는 순간... 뭔가 허전하다.... 또~~~~~~~~~~오...

베낭카바가 없는 걸 발견한다. 뒤집어 보니 삼형제봉을 내려서면서 잡목구간을 지나면서 벗겨졌던 모양... 이런...

 

<도솔봉 오름길...>

 

 <헬기장에 있는 도솔봉 표지석>

 

 <도솔봉에 서다...>

 

 <삼형제봉 오름길...>

 

 <조망바위에서...>

 

 <삼형제봉...>

 

내림길은 한적하고 고요하다.

대간 날머리중 죽령으로 향하는 날머리가 제일 편안한 길이지 싶다.

보통 한두번의 롤러를 태우는 날머리가 죽령으로 향하는 길은 계속 내리막길로만 연결된다.

죽령에 도착하니 비는 그쳤지만 엄청난 바람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많은 차량들이 있지만 산행객들은 엄청난 바람을 피해 차속으로 들어갔던지 건물로 들어 섰던지... 한적한 죽령...

 

 <친구를 위한 케른...>

 

 <죽령...>

 

 

이 바람 속에서 비에 젖은 몸으로 텐트 속에서 자려고 생각하니 기가 찬다... 푸하하....

집나가면 개고생이다란 광고가 생각난다~~~~~~~~~~~아....

텐트 속에서 불을 피워 몸을 말려야 겠단 생각으로 상점에 들러 부탄가스 1통을 구입하고 고치령에서 마실 소주를 구하고 식수를 얻어 그래도 바람이 덜부는 곳에 텐트를 치고 비에 젖은 몸을 말린다.

버너에 불을 붙이고 옷을 벗어 이리저리 말리며 추위를 떨친다. 김이 모락모락나며 훈기가 텐트 속을 감싼다.

 

어느 순간 뭔가 화르륵...................................................아~~~~~~~~~악~~~~~~~~~!!!

윈드자켓이 순식간에 타들어 갔다.

뻥하니 뚜ㅡㅀ린 구멍 사이로 어제부터 시작된 일진의 사나움이 절정을 향해 달린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마음을 다스리자 마음을.... 마음을...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허허허... 웃어야지 웃어야....^^*

 

<소요금액 ; 58,350원>

교통비 ; 42,550원

  덕산-마산(버스) 1,200원 마산-안동(버스) 11,400원 택시(마산) 6,000원 마산-구미(버스) 8,100원 구미-예천(버스) 10,600원

  택시(예천) 2,500원 예천-용두(버스) 2,750원

간식비 ; 8,300원

  소주(3) 8,000원(2홉1, 3홉2) 커피 300원 

대간준비비 ; 7,500원

  라면(6) 3,500원, 부탄가스(1)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