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8년 11월16일(일)
이동경로 ; 하늘재-포암산-만수봉 갈림길-꼭두바위봉-부리기재-대미산-차갓재
산행시간 ; 11시간 35분(휴게시간, 간식시간 포함)
날 씨 ; 새벽 비, 하루종일 흐림....
새벽 일찍 비소리에 잠을 깨다. 텐트 밖을 내다 보니 한방울 두방울.... 톡톡톡...
비가 오면 안되는데... 날씨도 추운데 눈으로 바뀌었으면... 운치라도 있으련만....
다시 잠들고 깨어난 시간 4시40분... 비는 그쳤고 제법 싸늘함이 손끝에 전해진다. 춥군.....
패트병엔 물이 1/3병.... 하늘샘에서 식수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하늘재를 출발한다.
종주기를 보면 5분~10분 사이에 하늘샘이 있다고 나온다.
헤드렌턴 불빛으로 좌우를 살피며 하늘샘을 찾아 보지만 보이질 않는다.
10여분을 넘게 주의를 기울여 찾아도 보고 귀를 기울여 물소리를 들어 봐도 귓전을 스치는 무정한 바람 소리뿐....
식수를 구하지 못하면 힘드는데.... 또 다시 찾아 보지만 보이질 않는다.
포기하고 입술만 적시며 대미산 눈물샘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암석으로 이루어진 등로길을 힘들여 오른다. 천천히... 천천히... 물을 아껴야 하니 땀을 적게 흘릴 요량이다.
<포암산 표지판>
<거대한 암벽 옆으로 난 오름길...>
포암산 오름길은 거대한 바위를 옆으로 돌아 오르고 암릉으로 이루어진 등로길을 타고 오른다.
땀이 흐르며 목은 갈증을 호소한다. 신맛이 나는 비타민 사탕으로 갈증을 해소하려 하지만 언발에 오줌 누는 격이라....
식수로 입술만 몇번 적신채 안개 자욱한 포암산에 서다. 주위 조망의 몫은 안개가 가져가 버렸다.
<포암산에 서다>
내림길을 내려서고 너댓번의 오르내림을 가지고선 만수봉 갈림길에 서다.
왼쪽으론 만수봉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론 마골치, 꼭두바위 봉으로 가는 길...
출입금지 표지판 앞에선 죄송함을 되내이며 통과한다.
<만수봉 갈림길...>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는 길... 자빠링 묘기에 빠지다.
발목까지 쌓인 낙엽으로 등로길의 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해 오름길도 힘이 들지만 내림길에선 더더욱 힘이 든다.
벌써 한번 미끌어 졌다. 수북히 쌓인 낙엽으로 잔돌이나 나뭇가지라도 있는 곳을 밟았을 땐 어김없이 몸이 휘청인다.이러~~~언
조심해야지... 물도 부족한데다 낙엽으로 발 밑 사정도 힘들고... 베낭 아래에 매달은 메트는 암릉을 넘나들 때엔 어김없이 걸린다.
마골치를 지나 897봉으로 향할 즈음... 앞에서 두런 두런 말소리가 들린다. 아.... 대간꾼이다.... 반가움.... 식수....
힘차게 따라 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간종주를 하는 용인에서 왔다는 부부를 만나다.
어제 오후에 하늘재에 도착하여 마골치에서 야영을 하고 벌재까지 향하는 길이란다.
부부 베낭에 매달린 물통을 보니 여기도 사정이 여의치 않아 식수는 한마디 말도 꺼내지 못하고 앞서 보낸다.
<물방울..... 물.....타는 목마름으로....>
<이름모를 봉에서 만나는 마음이 가는 대간 표시기...>
암릉을 오르고 내려 서고 바위길을 지나 꼭두바위 봉이라 짐작되는 곳에서 한참을 쉬다...
이젠 제법 허벅지에 부하가 걸린다. 자주 입술을 적시며 1032봉에 오른다. 바람은 세차고 간간히 비치는 햇살은 따스하다.
차갓재 까지 계획했기에 넉넉한 산행길.... 따스한 곳에 드러 누웠다.
바람도 자고 따스함이 몸을 감싸 안으니 당연 졸음이 온다.... 뭐 넉넉한 시간........ 콜콜....
<셀프... 꼭두바위 봉으로 짐작되는 곳에서...>
<지나 온 길...아직도 안개에 휩싸여 있다>
<위 사진 왼쪽으로 연결되는 .... 중평리 방향>
잠깐 졸았나 보나... 놀라 시계를 보니 20여분을 잤다.... 허허참....
출발할까 잠시 뜸을 드리고 있는데... 낙엽을 밟는 발자욱 소리.... 원주에서 와서 땜방 구간을 때우는 대간꾼을 만나다.
하늘재에서 출발 작은 차갓재까지 가는 길이라며 물 한잔을 권한다. 우앗~~~~~~~~~!!!
스텐컵에 한컵을 얻어 미련도 없이 시원하게 들이킨다. 이 시원함... 일거에 풀리는 갈증....
지옥에서 부처님 만난 기분이다.... 푸하하!!!
즐거운 산행길, 안전산행 인사를 하고 젊은이를 먼저 보내고 초겨울의 능선과 낙엽을 즐기며 느긋하게 걷는다.
부리기재를 지나고 대미산 오름길은 완만하고 부드러운 오름길이다.
물론 부드러운 길이니 만큼, 수북히 쌓인 낙엽으로 자빠링 묘기에 빠지고 엉덩이에 걸친 메트가 쿠션 역활을 하며 멋지게 미끌어 졌다. 이젠 대미산과 10분 거리에 있는 눈물샘이 가까워 졌기에 목이 마를 때면 걱정없이 물을 맛있게 먹어가며 대미산에 오른다.
<낙엽으로 덮힌 부리기재...>
<대미산에 서다...본래 이름은 黛眉山... 글자 그대로 '눈썹먹 대' '눈썹 미'자로 검푸른 눈썹처럼 생긴 산이란 이름을 가지다가 퇴계 이황선생께서 크게 아름다운 산이란 뜻의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이젠 내림길... 1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대미산 눈물샘을 믿고 식수통을 들고 원샷으로 깨끗하게 비워 버렸다..... 푸하하
식수 식수 식수를 되내이며 ....내림길을 내려서 눈물샘 표지판에서 오전에 앞서가던 부부를 만나다. 식사 준비중이다.
엥.... 벌재까지 갈려면 이 시간에 이 장소에 있으면 안되는데....... 간단히 인사만 하고선 베낭을 벗어 놓고 수통과 물통만 들고 70미터 내림길에 내려서고 차갓재에서 야영을 계획했기에 자바라 물통에 4리터, 또 수통에도 가득 채우고 올라선다... 헥헥헥...
<눈물샘....>
권하는 식사를 마다하곤 행동식으로 허기를 때우며 벌재까지라면 무리일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니 그렇지 않아도 차갓재에서 안생달로 탈출할 생각이란다.... 아하.. 이젠 동행길... 식사시간이 길어질 것 같아 차갓재에서 기다리기를 하고 먼저 엉덩이를 턴다.
잠깐 사이에 만나는 갈림길.... 지리산과 백두산으로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재미있는 곳이다.
<부부 대간꾼...>
<문수봉 갈림길... 재미난 표지판>
황장목으로 유명한 황장산이 가까워져서 그런지 나무들이 쭈욱 뻗은 것이 시원스럽다.
새목재를 즐거운 마음으로 지나고 923봉을 넘어 드디어... 드디어 만나게 되는 '백두대간 중간지점' 표.지.석......
포항셀파 실측거리를 참고하여 세워 둔 것이다. 500미터 줄자를 이용해 수많은 산꾼들이 수많은 시간을 들여 일일이 표시를 해가며 직접 잰 거리라 더욱 감회가 새롭다. 734.65km...천왕봉 367.325km 진부령 367.325km...
지난 7월에 대간 종주를 시작하여 드디어 중간까지 온 것이다.
<시원스레 뻗은 나무...>
<새목재 표시지...>
<백두대간 중간지점 표지석...>
대간 부부를 기다려 보았지만 좀처럼 보이질 않아... 간혹 철탑전 우측으로 내려서는 길로 빠져 안생달로 내려서는 분들이 있다고 하는 차갓재 도착전 철탑까지 느릿한 걸음으로 와서 기다린다.
두런두런 들리는 말소리... 차갓재로 걸음을 옮기며 철탑을 지나쳐서 이곳으로 오라고 소리를 지르곤 차갓재에 내려서다.
지리 여장군과 백두대장군 장승 사이에 또하나의 대간중간지점 표지석이 있는 곳... 차갓재엔 짙은 어둠이 먼저 내려와 있었다.
대간 부부와 인사을 나누고 장승이 마주 보이는 곳에 텐트를 치고선 일찍 잠자리에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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