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100대 명산 산행기

가은산, 금수산 산행기....

紫雲 2008. 9. 8. 22:00

대간의 후유증으로 방에서 딩굴 거리다 토요일 오선산악회를 따라 청풍호(충주호)의 절경을 접할 수 있는 가은산을 거쳐 금수산을 오르다.

 

♣ 가은산(可隱山)은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에 위치한 금수산과 맥을 같이하는 산이다. 금수산(錦繡山,1,016m) 정상에서  남쪽 말목산(715m)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에 중계탑이 서있는 802m봉에서 남동쪽으로 갈라진 능선이 청풍호반에 이르러 빚어진 산이 말목산이고, 802m봉에서 남서쪽으로 갈라진 능선상의 최고봉이 가은산이다

가은산을 이곳 토박이 주민들은 '가는 산'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여느 산과 같이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옛날 마고 할미가 이 산에 놀러왔다가 반지를 잃고, 그 반지를 찾으려고 온 산을 뒤지게 되었는데, 모든 능선과 골짜기를 샅샅이 찾아 다니다가 아흔 아홉번째 골짜기에서 반지를 찾게 되었다. 반지를 찾은 마고 할미는 "이 산에 골짜기가 하나만 더 있었더라면 한양이 들어설 골짜기인데, 내가 이 곳에 눌러 앉아 살려고 해도 한양이 될 땅이 못 되니 떠나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고 해서 '가는산' 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한다.

가은산의 암릉 곳곳에는 기이한 바위들이 많다. 시계바위, 돌고래바위, 촛대바위, 기와집바위, 얼굴바위, 석문바위, 코끼리바위, 곰바위 등 갖가지 사연과 전설을 담은 바위들이 널려 있어 마치 기암괴석의 전시장을 연상케 한다. 또 가은산은 충주호를 사이에 두고 구담봉과 옥순봉을 마주하고 있어 산 위에서 펼쳐지는 조망이 유난히 아름답다. 여기에다 옥순대교가 개통되어 수산이나 구단양 방면에서도 이 다리를 이용, 가은산이나 금수산, 또는 청풍의 관광명소들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  금수산은 월악산 국립공원 최북단에 위치한 해발 1,016m의 우뚝한 산이다. 옛부터 우리나라의 산천을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답다하여 삼천리 금수강산이라 일컬어 왔거니와 그중에서도 금수산은 가을 경치가 빼어난 아름다운 산이다.  
충주호의 푸른물이 금수산을 감싸고 돌기 때문에 주변경관도  아름답지만 이름 그대로 마치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산세가  처음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곳이다. 산의 원래 이름은 백운산이었으나 조선조 중엽 단양군수로 있던 퇴계 이황선생께서 너무도 아름다운 가을경치에 감탄하여 금수산으로 개명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하기도 한다.

가을 경치가 빼어난 아름다운 산으로 월악산 국립공원의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매년 4월 초까지 얼음이 얼다가 처서가 지나면 얼음이 녹는 얼음골에는 돌구덩이를 30cm정도 들추면 밤톨만한 얼음 덩어리가 가을까지 나오고 있어 자연의 신비감을 더해준다. 산중턱에는 바위틈에서 한해나 장마에도 일정한 수량이 용출되는 맛 좋은 물이 있어 산을 찾는 이들의 목을 적셔주고 있다.

 

오전 11시30분경에 옥순대교 주차장에 도착.. 기념사진만 찍고 바로 출발하다.

옥순대교-새바위-벼락맞은 바위-둥지봉-가은산(562)-중계탑-쇳고개-서펑이고개-갈림길-금수산-갈림길-정낭골-동문서-상천휴게소로

내려오는 약 6시간 40여분의 산행길 같이 떠나 보시길...

 

 

늦어도 저녁 6시까지는 상천휴게소에 도착해야 한다는 산행대장님의 권유 아닌 권유에, 비지정 산행길을 A조의 뒤꽁무니만 따라 나간다.

산행시작 30여분 정도면 오늘 컨디션이 어떤지는 알 수 있으니 30여분간은 따라 붙기로 마음 먹고 쏟아지는 땀을 훔치며 가다....

 

 <전망대에서 보는 옥순대교>

 

한참을 헥헥 거리며 오르다 옆지기의 나직한 목소리...."잠시 쉬었다 갑시다"...

아차하는 마음... 옆지기 스타일은 초반에 속도를 빼 버리면 산행길 내내 고생하기에 초반에는 옆지기를 앞세우고 산행을 하다 중반 이후에는 내가 앞서며 산행을 해 왔는데.... 오늘은 가은산을 거쳐 금수산, 망덕봉에 마음이 앞서다 보니 오버페이스였던 모양이다.

 

 <새바위 가는 길에 보는 청풍호의 능선...>

 

옆지기를 앞세우며 자주 쉬며 걷는다. 그래도 초반의 오버페이스가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어쩌랴 벌써 저질러 버렸는 걸...에고고...

"걷다가 힘들면 쉬어 가면 되고, 가다가 힘들면 가은산만 둘러가면 되고, 그래도 힘들면 중간에서 탈출하면 되고~~~.... 쩜쩜쩜"

 

 

 

 <잠시 쉬며...>

 

 <옥순대교와 주위의 전경...>

 

 <새바위 가면서 너른바위에 잠시 쉬면서 즐기는 조망>

 

 <새바위 전경...>

 

'가다가 힘들면 가은산만 즐기면 되고'로 마음을 잡으니 느슨한 산행을 즐긴다.

지친 표정에서 조금씩 평온한 얼굴로 돌아오는 옆지기의 표정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그래도 내 산행싸부이자 동지인데.... 백두대간 타면서 쪼끔 산행실력이 늘었다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질 못하다니... 에고고...

 

 <새바위에서 즐기는 청풍호와 주위경관...>

  

새바위를 거쳐 암릉지대를 지나 호수언저리까지 산행고도를 낮추다가 다시 둥지봉으로 치고 올라가는 길은 숨을 몰아 쉬게 하고 심장의 박동수를 늘리면서 허벅지와 장딴지에 제법 힘을 주게 한다. 

처음 산행길의 선행을 옆지기에 맡기고 뒤를 따라 왔다면 이런 암릉길을 즐겁게 오르내렸을 텐데...

 

 <둥지봉 오르는 길...>

 

 <둥지봉이 보이는 곳에서...>

 

 <지친 얼굴이 조금은 풀리는 옆지기...>

 

 <둥지봉 오르는길에서 본 새바위>

 

 

 

 <둥지봉 오르면서 빼어난 청풍호와 마루금들을 즐기다>

 

오르다 쉬고 잠깐 쉬다 오르다... 배가 고파 둥지봉 오르기 전에 준비한 김밥을 먹다.

멀리 청풍호에선 유람선이 보이고 그 유람선에선 무엇을이야기하는지 모르겠지만 스피커로 소리가 가득하다.

아마 승객에게 주위의 경관에 대해 설명이라도 하는 모양이다. 다리밑을 통과해서 오르다가 다시 내려간다.

 

 <둥지봉 오르는 길에 본 오른쪽 전경>

 

 <청풍호 유람선과 옥순대교>

 

든든해진 배로 둥지봉에 오르니 그래도 마음은 즐겁고 다리는 가볍다.

둥지봉을 거쳐 내리막 길로 내려가다 다시 치고 오른다.

오르내림을 자주 하고 정비되지 않은 등산로를 걷다 보니 마치 대간길을 걷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다.... 허허 이거이...^)^

 

 <둥지봉에 서다>

 

 <가은산 가는 길에 오른 쪽 밑으로 보이는 천진선원>

 

오후 2시경에 가은산 갈림길에 도착...

산행표시기를 보니 2시30분 이후에 통과할 때에는 금수산을 향하지 말고 상천휴게소 주차장으로 향하도록 되어있다.

옆지기의 표정을 보니 "고"다.... 오케.....가은산을 통과하고 내리막 다시 길고 기~인~~~ 오르막을 즐기다. 헥헥헥....

 

 <가은산에 서다..>

 

중계탑을 거쳐 금수산으로 향하는 산행길은 본격적인 칼날 능선길과 잡풀이 우거진 길이다.

그래도 위험구간엔 중간중간 안전로프를 설치해 두어 산행길에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금수산이 가까워지는 냄새도 나지 않는 산행길이 어찌 그렇게 길게도 계속 되는지... 옆지기의 컨디션을 자주 점검하며 쉬어 간다.

지도상으로 쇳고개를 통과했기에 이젠 금수산 갈림길까진 탈출로도 없기에 신경이 쓰인다.

그러다 금수산 1.1Km 남았다는 표시판을 만났을 땐..... ^_^... 에혀라 디~여!!!

 

 <꾸미지 않는 산행길이 즐거운 관음능선....>

 

 <들머리에서 가은산을 거쳐 금수산을 향하다 처음 만나는 이정표...우린 등산로 아닌 길을 4시간 30여분을 걸어 왔다>

 

이젠 제법 등산로도 정비되어 있는 것 같고, 30여분만 걸으면 닿을 것두 같고....여~엉~차 !!! 힘을 내면서 걷는다.

조금 걷다 옆지기의 다리에 쥐가 나다.... "냐옹~ 냐~~~오~~옹".... 역시 초반 산행길의 오버페이스가 원인이 되었다.

잠시 쉬면서 다리를 주무리면서 풀리길 기다린다. ...

 

덜 풀린 다리로 절룩거리며 걷는데 이게 웬일.... 수직에 가까운 철계단 오름길이 보란 듯이 길게 뻗어 있다.... 에고고

가다 중간에 쉬고 다리 주물고 오르다 또 쉬며....

 

 <수직에 가까운 철계단을 오르다>

 

 <철계단에서 뒤돌아 본 지나온 능선>

 

금수산 직전 갈림길에서 베낭을 벗어 두고 가벼운 몸으로 금수산을 오르다.

500여 미터 밖에 남지 않았다는 금수산의 오름길이 왜 그렇게 길게 느껴 지는지....

밀며 끌며... 금수산 정상에 오르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깨달음의 세계로 가자... 피안의 세계로 가자.....

에헤라 디여~~~~!!!

두평 남짓한 금수산정상에 서며 초보산꾼처럼 소리를 질러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건 무슨 이유인지.....^)^

 

 <금수산에 서다>

 

 <금수산정상에서 보는 망덕봉 방면... 독수리 바위, 족두리 바위가 보인다>

 

 <금수산 정상에서 보는 상천휴게소 방면>

 

금수산 직전 갈림길로 되돌아 와 남은 사과 반쪽을 옆지기와 나눠 먹고, 마지막 남은 물로 갈증을 해결하곤 비탈길을 내려오다....

산행 시작 30분과 마치기 1시간 전엔 더욱 안전산행에 유의해야 하는지라 아랫도리에 힘을 주면서....

 

 <되돌아 온 갈림길... 시간이 너무 늦어 망덕봉 방면으로는 가지 못하다>

 

 <정낭골로 내려 가는 길>

 

계곡에 도착 흐르는 계류를 수통에 담고 한모금 마시니 시원함이 갈증을 풀어 준다...

그렇게 계곡을 거쳐 주차장에 도착.... 산악회에서 준비한 닭백숙에 한그릇과 소주 한잔을 비우니 하루의 피로가 말끔히 날아간다. 

 

 <상천휴게소로 향하다 뒤돌아 본 금수산과 주위능선들>

 

저녁 7시.... 마산을 향해 출발.....

 <하산주를 먹고 계곡에서 반알탕을 하고 나니 어느듯 산허리에 걸린 반달>

 

2008년 9월6일 가은산, 금수산 산행 같이 즐겨셨기를......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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