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完)

백두대간 종주 제10일차... 우두령-추풍령

紫雲 2008. 9. 1. 17:01

산행일시 ; 2008년 8월29일(금)

이동경로 ; 우두령-삼성산-여정봉-바람재-황악산-운수봉-여시골산-궤방령-가성산-눌의산-추풍령

산행시간 ; 12시간 15분(휴게시간, 간식시간 포함)

날 씨 ; 아침 짙은 안개 가시거리 5~10m , 12시 이후 맑음...

 

 <경부 고속도로와 경부선이 지난다... 가성산을 오르며 바라본 김천방면>

 

평소보다 조금 긴 산행이 예정되어 있기에 일찍 눈을 뜨다. 어제 비박을 했던 젊은이는 벌써 출발 준비를 서둘고 있다.

추풍령까지 가서 서울가는 기차를 타야 한다고 먼저 출발한다.

보내고 가만 생각을 해보니 구태여 추풍령에서 기차를 기다릴 이유가 없었는데... 추풍령에서 김천까지 가면 김천에서 기차가 많은데....

그나저나 지긋지긋한 누룽지 탕으로 아침을 때우곤 '오늘 추풍령에 도착하면... 맛있는 식사에 김치에.... 푸하하 군침이 가득하다.

 

 <우두령에서 삼성산으로 오르는 들머리 우두령 표지석 건너편...>

 

6시40분 길 건너편 오름길로 걸음을 옮기다.

황악산을 넘어 백두대간 고개 중 가장 낮다는 추풍령에서 산행을 마감하고 여관에서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보충키로 계획했기에 넉넉한 마음이다. 산길을 오른다.... 짙은 안개.... 짙은 잡목.... 키를 넘는 억새와 잡풀..... 에혀...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시는 구먼유...

삼성산을 오르며 자꾸 걸리는 베낭과 발 밑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잡풀과 억새를 지나다.... 허걱~!!! 큰. 일. 났. 다.

대간표시기라곤 아예 보이질 않고 길도 흐릿하니 이상하다.... 흔적을 살피니 나 보다 먼저 출발한 젊은이가 남긴 족적이 보인다.

 

고개를 갸웃 거리며 따라가보니... 이젠 아예 길도 없고 낭떠러지다..... 허이구.....

다시 왔던 길을 짚어 나간다. 한참을 걸어가 대간 표시기를 만난다. 에구구... 알바 20분이다.

억새풀이 우거진 곳에서 대간길은 우측으로 꺽이고 알바한 길은 직진이다. 이러니 무심결에 걷다가 길을 잃지...

다음 후답자를 위하여 나무를 꺽어 길을 막아두고 아무런 표시도 없는 안개 자욱한 삼성산으로 오른다.

 

 <여정봉 표지판... 초라하고 볼품 없지만 대간꾼 외엔 잘 찾지도 않을 산을 그래도 꿎꿎하게 지키고 있다>

 

삼성산을 거쳐 여정봉을 오르는 길도 잡목 잡풀들이 만만치 않다....

요넘들이 오늘만 버티면 저녁부터 푹 쉴려고 하는 내 일정을 아는겨...? 어케 이렇게 험한 길인겨....!!!

오늘로써 5일째 대간 연속 종주다 보니 제법 장딴지와 허벅지에 뻐근하게 힘이 실린다.

으라챠~아차 !!! 그래도 힘내고 가야 하는겨!!! 하얀 쌀밥에 김치가 기다리고 있는 추풍령으로, 시원한 막걸리가 기다리는 추풍령으로~!!!

 

바람재에 다가서는 길은 짙은 안개속으로 갑자기 나타나는 임도로 당황스러웠다.

이곳이 대간길 중 바람이 심하다는 바람재인가.... 하지만 오늘은 안개만 자욱할 뿐 바람은 심하질 않다.

임도를 따라 걷다 다시 산길로 다시 임도로 다시 산길로.... 괴이하고 을씨년스러운 벙커가 있는 곳을 지나 내리막으로 들어선다.

바람재의 억새는 이슬을 떨어 뜨리고 그 이슬은 옷과 신발을 하염없이 젖게 만든다.

그랴.... 이런 기분 참 오랜만이다 그쟈.... 여원재에서 고남산을 오를 때와 복성이재에서 봉화산을 오를 때 이후론 오늘이 처음이니...

반갑다...... 이슬 친구야!!!

 

 <안개길을 무심코 걷다 갑자기 나타나는 전봇대에 놀라다... 전봇대 옆에 있는 쉼터... 바람재 전...>

 

 <바람재...>

 

 <바람재를 거쳐 형제봉으로 오르는 길에 있는 쉼터>

 

 <뒤돌아 본 바람재... 운무가 끼고 바람이 불면 멋진 경치를 선사한다던 곳인데... 오늘은 짙은 안개만 자욱하다>

 

'악'자 들어가는 산치고 힘들지 않는 산 없다더니.... 잠시 잊어었구나,,, 이름이 황'악'산인걸....

헥헥거리며 오르단 쉬고 또 오르다 쉬어 간다..... 황악산!!!

비는 부슬비슬... 안개는 자욱.... 이거이 여우 울음소리만 나오면 완전 '전설의 고향'이다.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 잠시 쉬며 베낭커버를 하고 걷는다.

신선봉 갈림길을 지나고 형제봉을 거쳐 황악산에 오르니 제법 악에 바친다.

 

 <황악산 정상에 서다>

 

 <황악산에서 바라보는 직지저수지와 김천방면의 들판...>

 

짙은 안개구름으로 조망을 즐기지도 못하고 황악산을 내려서고 잠시 걸으니 이게 웬일....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허허 참... 그넘의 날씨도... 여우가 많이 살아 여시골산이 있다더니 이거이... 원... 카바를 벗기기엔 귀찮아 그냥 메고 내려간다.

내려가다 황악산에 오르는 산님들을 대여섯분이나 만나다. 유명한 산이긴 산인가 보다. 대간길에선 사람 만나기 참 힘이 들었는데...

가벼운 인사로 지나치며 백운봉, 운수봉, 여시골산을 거쳐 궤방령으로 내려선다.

 

 <운수봉에 서다>

 

 <여시골산을 거쳐 궤방령 도착전 가성산을 조망하다>

 

장승과 돌탑이 운치있는 궤방령산장에 도착.... 갈증과 허기를 시원한 맥주 2병으로 푼다.

식사 한끼(저녁은 반주가 가능하도록 고기가 있는 식사, 아침은 야채와 된장국 식사)에 5,000원, 일박에 1인이면 20,000원, 2인이면 30,000원을 받는단 소리에 지친 몸에 귀가 솔깃.... 하루를 쉬려다 생각을 접다. 추풍령까지가 원래 계획이었고 아직 다리는 튼실하고 비상사태가 발생한 것두 아니기에.... 쩜쩜쩜...

 

 <궤방령 산장...>

[궤방령] 궤방령은 충북 영동군 매곡면 어촌리와 금릉군 대항면 향천리 사이의 고개로 977 지방도가 지난다. 옛날 걸어서 다니던 때에 한양과 부산을 오가는 3개의 관문 중 서쪽 관문이었는데 주로 상로(商路)로 이용했다. 임란 때는 박이룡이 의병을 일으켜 이 고개에 방어진을 치고 왜적을 막는데 큰 공을 세웠다고 한다. 북쪽에는 추풍령이 있어 개발이 덜 되었지만 영동~김천간 주요 교통로로 이용이 되고 있다

 

어깨에 걸쳐지는 베낭의 무게가 점점 무거워지며 허벅지는 뻑뻑하니 조여 오지만 이를 악물며 버팅겨 가성산을 오르고 ....

가다쉬다를 반복하고 욕지기가 나오는 걸 억지로 참으며 눌의산에 오르다....

멀리 추풍령이 보인다. 만세~~!!! 만만세~~~~~~~~~에~~~~~~에!!!

 

 <가성산에 서다>

 

 <눌의산에 서다>

 

 <눌의산에서 보는 추풍령 전경>

 

자 이제부턴 안전 산행... 무조건 안전산행이다.... 항상 첫 들머리에서 30분... 마지막 날머리에서 30분을 조심하라지 않는가....

천천히.. 그렇지만 아랫도리엔 힘을 주고 눌의산을 내려선다.... 제법 급경사다...

눈에 뻔히 보이던 추풍령이 왜이리 길게~~~~ 느껴지는지.....

포도가 잘 익어가는 과수원을 만나고 터널 밑을 지나 사과가 탐스러운 과수원-통채로 집어 옷에 씃쓱 닦아 입으로 깨물면 상큼한 사과향이.... 아하...진짜로 먹고 싶었다-을 지나고 기찻길을 건너서 추풍령에 도착..... !!!

 

 <추풍령 날머리...>

[추풍령] 추풍령은 충청북도 영동군 추풍령면과 경상북도 김천시 봉산면 경계에 있는 고개로 높이 221m. 주위에 묘함산(卯含山:733m)·눌의산(訥誼山:743m)·학무산(鶴舞山:678m) 등이 솟아 있다. 예로부터 괴산군의 조령, 영동군의 추풍령, 단양군의 죽령 등을 통하여 소백산맥을 넘었고, 이 가운데 대표적 관문은 조령이었다. 그러나 1905년 추풍령에 경부선이 부설되면서 영남지방과 중부지방을 넘나드는 관문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일대는 태백산맥에서 분기한 소백산맥이 조령까지는 높고 험한 장년기 산맥으로 이어지고, 조령에서 추풍령까지는 낮고 평탄해지다가 다시 높아지는 지형적 특색 때문에 교통의 요지로서뿐만 아니라 임진왜란 때는 군사적 요충지로 이용되었다. 금강의 지류인 추풍령천이 서쪽 사면에서 발원하여 계곡을 이루고 황간면으로 이어지며, 낙동강의 지류인 감천이 남쪽 사면에서 발원한다. 경부고속도로와 경부선, 대전-김천을 잇는 국도가 이 계곡을 통과하며, 남쪽에는 추풍령역과 추풍령휴게소가 있다. 이 휴게소는 식당을 비롯한 각종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이곳에서 서울 쪽으로 500m 정도 가면 서울-부산 간의 절반임을 알려주는 표지가 있다

 

드디어 5일만에 사람이 사는 세상에 돌아왔다. 샤워와 식사가 가능한 집을 찾으니 고향가든에서 가능하단다.

기사들 사이에선 제법 유명한 집인 모양이라 식당안은 엄청 붐비다. 뒤를 돌아가 샤워실에서 면도를 하고 시원하게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 입으니 겨우 사람꼴이 난다.... 푸하하... 삼계탕 한그릇을 시키니 반찬이 푸짐하다. 특히 사과 야채샐러드.... 한그릇을 먹곤 또 시켜 먹었다 그것도 사과만 골라서... 넉넉하게 소주한병과 삼계탕을 먹으니 살 것 같다. 이젠 여관을 알아봐야 겠구나 싶어 두리번 거리는데 뉴스가 나오며 날씨가 나온다. 일요일 흐리고 월요일부터 전국에 비... 화요일엔 오후에 점차 개임..... 이게 웬....어이쿠...

 

급히 다음 산행경로를 파악한다.

8월30일(토) 추풍령에서 휴식, 음식물 구입, 빨래, 목욕...

8월31일(일) 추풍령-큰재....

9월1일(월) 큰재-신의터재...

9월2일(화) 신의터재-비재....

흠.... 고민에 빠진다. 큰재까지 진행하고 큰재에서 비가 그친다는 화요일까지 기다리려니 마땅치 않고 또 큰재에서 탈출하고 다시 비가 그치길 기다려 큰재로 돌아와 산행을 진행하려니 그것도 마땅치 않고.... 흠..... 흠..... 차라리 추풍령에서 탈출, 집으로 돌아갔다 화요일 경에 추풍령으로 다시 돌아와 야영하고 수요일부터 산행을 시작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렇게 결정하고 나니 갑자기 바쁘다... 느긋하게 여관을 알아 보려던 것이 버스나 기차편을 알아봐야 한다.

추풍령에서 김천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김천역에서 마산이나 창원으로 가는 하행선 기차편이 제일 나은 방법인 것 같아 실행하다.

 

8시 17분 식당 앞에서 김천가는 시내버스에 타다... 어이쿠... 여기도 마이비카드를 쓰네... 기쁜 마음으로 카드를 찍고 1,400원

김천역에서 내려 마산가는 기차를 알아보니 9시12분에 있다. 새마을 마산까지 16,100원...

마산 어머님 집으로 가려다 계획을 바꿔 창원역에서 내려 택시타고 집으로 7,000원

옆지기는 반가운 얼굴로 맞이한다. 푸하하..... 즐거운 산행길......2차 대간 산행 終

 

2차 대간종주를 마치고 컴퓨터로 정리하다보니 대간 연속종주는 나에겐 5~6일 사이가 적당할 것 같고, 한여름이라 하더라도 침낭은 무게가 허락한다면 겨울 침낭을 준비해야 겠다.

 

<소요금액 ; 47,100원>

교통비 ; 25,500원

  추풍령-김천(버스) 1,400원 김천-마산(기차) 16,100원 창원-덕산(택시) 7,000원

식사비 ; 9,000원

  삼계탕(1) 9,000원

간식비 ; 12,600원

  음료수(3) 4,600원 소주(1) 3,000원 맥주(2)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