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完)

백두대간 종주 제9일차... 부항령-우두령

紫雲 2008. 9. 1. 15:03

산행일시 ; 2008년 8월28일(목)

이동경로 ; 부항령-백수리산-박석산-삼도봉-삼마골재-밀목재-석교산(화주봉)-우두령

산행시간 ; 10시간 35분(휴게시간, 간식시간 포함)

날 씨 ; 하루종일 맑음...

 

 <백수리산 좌측의 능선과 구름>

 

추워서인지 새벽에 자주 잠을 깨다. 겨울침낭을 가져오지 않고 여름침낭을 가져온 게 동엽령에서 절실히 후회되더니...

 여기서도 뒤늦은 후회가 일어난다. 지난밤의 식수소동으로 늦잠을 자곤 출발시간이 늦다.

이젠 누룽지 탕과 라면도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으라~아~~챠차!!! 누룽지탕 한그릇을 힘차게 비우곤 힘을 내서7시30분 길을 나서다.

 

백수리산을 향해 가다 뒤에서의 그리운 느낌.... 뒤돌아 보니 대간종주하는 30대 후반의 젊은이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같이 이야길 나누어 보니, 어제 덕산재에서 민박을 하고 새벽에 출발.... 오늘 궤방령까지 35Km 정도를 뽑을 생각으로 산행 중이란다.... 대단허다..... 나로선 꿈도 꾸지 못할 정도의 산행이지만 너무 무리한 계획을 잡은 것 같기에... 넌지시 이야기 하다.

시간을 잘 측정하고 힘드시면 우두령에서 야영하시라고... 물론 나도 우두령까지 가서 야영할 계획이라고 말하다.

젊은이를 먼저 보내고 백수리산을 향해 발걸음을 딛다.

 

 <백수리산 정상에 서다>

 

 <가야할 능선을 조망하다 제일 뒤 뾰쪽한 봉우리가 석교산인 듯...>

 

 <좌측으로 보이는 삼도봉(초점산)과 대덕산 그리고 그 뒤의 덕유삼봉산...>

 

해인리 갈림길의 해인리 방면과 삼마골재의 물한리 계곡 쪽으로 5~10여분 내려가면 식수를 구할 수 있단 이야길 들었기에 패트 1병으로 삼도봉까지 버틸 요량으로 남은 물은 화끈하게 비워 버렸다.

더운 날씨.... 베낭무게가 솔솔 어깨를 짓누르며 발걸음을 더디게 하며 자주 물로 입술을 적신다.

 

백수리산을 거쳐 박석산 오르는 길과 해인리 갈림길 까지는 잡목과 짙은 잡풀, 산죽 터널이 자꾸 베낭을 잡는다.

뿌리치고 가다가 걸리고 허리 숙여 가다가 또 걸리고.... 짜증이 슬슬 밀려 오는 걸 꾹 참고 걷는다. 안 참으면 어쩔건데......그랴....

 

 <박석산을 지나 해인리 갈림길로 향하는 길>

 

 <해인리 갈림길>

 

해인리 갈림길에 도착... 삼도봉까지 등산로 정비가 끝나 탄탄대로다.... 김천시 관할이다...

고마움을 전하며 잠시 식수를 구하러 샘까지 내려 가려다 심마골재에서 구하기로 하곤 삼도봉으로 오른다.

삼도봉에서 기념 컷을 찍고 두런두런 말소리 나는 숲쪽으로 가니 등산로를 정비하시는 아저씨 두분을 만나다.

 

 <삼도봉에 서다 뒤에 보이는 삼도 화합의 탑의 각 용머리의 방향은 경북 김천시+전북 무주군+충북 영동군을 향하고 있다>

 

 <지나온 능선 길...>

 

감사의 인사를 드리곤 물을 아낄 요량으로 식수를 얻어 먹고...

이런 저런 이야길 하는데 -이런저런 이야기 가운데 등산로 정비를 하면서 샘을 다시 파고 깨끗하게 정비하셨단 이야기에 귀가 번쩍....해인리 갈림길에서 해인리 방향으로 5분 정도만 내려가면 암릉길 로프있는 곳 근처에 샘도 다시 파고 호스도 꼽아 놓고 바가지도 자비로 구입하여 옆에 두었으니 지나는 등산객들이 충분히 이용할 것이라는 말씀.... 아... 찡한 감동-  간식으로 싸온 옥수수 2개를 건네신다.

 

물론 대간 길에서 먹는 어떤 음식인들-내가 가져간 것은 며칠 채 똑같은 것을 먹다보니 슬슬 질리는 상태라- 맛 없는 게 있을까마는 이건 진짜 꿀 맛이다. 갖고 있던 스팸 한켄을 아저씨들께 감사의 인사와 함께 드리고 일어 서려는데.... 심마골재 방향에서 등산객들이 올라온다.

60은 훌쩍 넘으신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10여명 단체로 등산을 하신덴다. 단체사진을 부탁하시기에 찍어드리고 어르신 손에 들려있는 얼음물에 눈이 간다.... 꿀꺽.... 어르신께 사정 설명드리고 얼음물을 조금만 부탁드렸더니 500ml 한병을 통째로 건네 주신다. 에헤라 디이~~여!!!

 

얼음물도 얻고 강냉이로 간식도 즐겼으니 발걸음이 어찌 무거울 수 있겠는가....

가벼운 걸음으로 심마골재를 거쳐 밀목재를 향한다....

 

 <삼마골재>

 

 <밀목재>

 

밀목재를 지나 서서히 무거워지는 발걸음... 얼음물 약빨은 2시간이 한계인겨.... 쩝쩝....

1089봉을 넘고 1109봉을 지나 1172봉을 또 넘어 급경사를 타고 내려가 석교산 정상에 오르니... 이게 웬일인겨~

 

가는 날이 장날이라 하필이면 오늘이 개미들의 밀월여행 떠나는 날인지....

정상엔 잠시도 서있지 못할 정도의 수케미들의 비행이 계속되고 있었다.

얌마들아 ~~~!!! 여왕개밀 꼬시는 것두 좋고 밀월여행도 좋지만 잠시만 사진만 찍고 갈테니 양보 쫌 안되겠니?....

에구구... 얼굴에 붙고 손, 옷 할 것 없이 붙어 제끼는 수케미들의 애정행각을 버티며 사진을 찍고 바로 출행랑이다.

내려오면서도 목에, 옷에, 이곳저곳에 붙은 개미들을 털어 낸다고 한참을 쑈를 하다.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푸하하~!!!

 

 <석교산 정상에 서다>

 

 <정상석에 수케미들이 붙어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정상석을 세운 설산님과 궤방령산장지기님의 작품... 돌이끼를 붙인 것이라나 ^^*...>

 

계속되는 부드러운 산길을 타고 넘다들다 우두령에 서다.

이름 그대로 우두령 날머리엔 소가 한마리 버티고 서 있고.... 멀리서 소 울음소리도 들린다.

출발할 때 만난 젊은 대간꾼은 벌써 자리를 잡고 비박을 하고 있다.

 

 <우두령(질매재) 표지석>

 

매일유업 사슴목장 우회길로 들어가 흐르는 개울물에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을 씯는다.

아............. 시원함이여.

한참을 씯고 식수도 보충하고 다시 우두령으로 돌아와 소형상으로 된 기념탑 뒤에 텐트를 치고 우두령의 밤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