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8년 8월26일(화)
이동경로 ; 동엽령-송계삼거리(백암봉)-귀봉-횡경재-지봉(못봉)-월음령(달음재)-대봉-갈미봉-빼재(수령,신풍령휴게소)
산행시간 ; 6시간 50분(휴게시간, 간식시간 포함)
날 씨 ; 아침 짙은 안개, 맑음...
<동엽령에서 맞이한 일출>
밤새 추위에 떨다 자는 듯 깨는 듯 비몽사몽간에 눈을 뜨니 새벽 5시 50분.... 몸상태가 엉망이라 애초에 잡았던 계획을 수정하다.
동엽령에서 빼재를 거쳐 소사마을에서 야영을 하려고 했으나 엉망인 컨디션으론 지칠 것 같아 빼재까지만 가기로 하다.
<동엽령에서 병곡리 방면으로 보는 능선의 즐거움>
누룽지로 아침을 먹곤 바람이 약간 잦아들 무렵 안개가 자욱한 산행길을 걸어 간다.
급한 걸음이 아닌 느긋한 걸음인데도 밤새 추위와 싸운 후유증인지 힘든 걸음이 계속된다.
송계삼거리에 억지로 올라서고... 귀봉을 거쳐 횡경재로 가는 도중... 대간꾼을 만나다.
<송계삼거리로 오르는 길...>
<송계삼거리(백암봉)에 서다>
<송계삼거리에서 직진은 중봉을 거쳐 향적봉 가는 길이고 대간 길은 우측으로 간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잠시 서로간 안부를 묻고 지나쳤지만 그래도 반갑기 짝이 없다.
그 분은 빼재에서 육십령까지 가는 길이란다. 나로선 엄두도 내지 못할 산행거리다....
물론 당일 종주 뿐이라면 새벽에 출발하여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거리이긴 하지만....
연속종주 산행이기에 하루 산행을 무리하게 해버리면 그 다음의 모든 산행길이 어려워 진다.
<횡경재에 서다>
횡경재를 거쳐 지봉으로 향하는 길은 잡목과 잡풀, 산죽 터널이 자꾸 방해한다. 그래봐야 가는 길 가지 못할 것도 아니지만...
터널로 이루어진 잡목과 산죽은 제법 성가시다. 자꾸 베낭이 걸리다 보면 힘이 주이고 걸리지 않으려 애쓰다 보면 허리를 깊게 숙여야 한다.
<지봉(못봉)에 서다>
월음령을 거치고 숲이 깊은 곳에서 잠시 쉬며 잠깐 졸다.... 어젯밤의 후유증이 나타난다.
편안하고 시원한 곳만 나타나면 쉬고 싶고, 앉고 싶고, 자고 싶다...... 아....
어제의 식사교훈에 따라 아침은 누룽지탕, 점심은 행동식(쵸코바 2~3개), 저녁은 라면으로 정했던 바가 있기에 점심은 생각도 하질 않고 준비해 간 사탕으로 때우고 쵸코바로 때운다.... 그래도 쵸코바를 먹고 물을 들이키면 허기는 면한다.
<지척에 보이는 대봉.... 펑퍼짐한 육산이다>
<대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송계삼거리(제일 왼쪽), 중봉(중간), 향적봉(중간 높은 곳)과 리프트 스테이션....>
근데 덕유산국립공원에선 등산길 정비는 하지 않는겨... 재,령,안부... 즉 산봉우리에서 낮은 곳으로만 내려서면 짙은 잡풀, 억새, 잡목 숲이 앞을 가리고 어김없이 등로길을 방해한다.... 아~하... 중재에서 백운산을 거쳐 영취산... 육십령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산행길이 그립다.
갈미봉을 거쳐 내려서는 길은 급경사다.
급경사가 계속 이어지면 내려서는 그 길이만큼... 또 올라서야 하는데....
빼재로 내려서는 길은 1039봉을 거쳐 지루한 길이 계속된다.... 그래도 가다보면 항상 끝이 있는 길이 대간 길이다.
<갈미봉에 서다>
빼재 도착... 정자에서 조망을 즐기며 지친 몸을 잠시 푼다.
오후 2시.... 지금부터 소사고개로 가면 3시간 남짓... 아무리 지친 몸이지만 늦어도 저녁 6시면 도착할 것 같다.
주위를 살피다 폐업한 신풍령휴게소 옆의 시원한 계곡물을 보곤 소사고개까지의 여정을 접어 버렸다.
<빼재에 도착>
[빼재] 빼재는 전북 무주군 무풍면 ~ 경남 거창군 고제면에 위치한다. 덕유산(해발 1,614m) 산줄기와 덕유삼봉산(해발 1,254m - 전북과 경남의 경계)을 잇는 백두대간 상의 고개 이름이 빼재이다. 다시 말해, 국도 37호선 무주와 거창 경계에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의 고개이름이 한자어로 명명되어 있음에도 지도상에 특이하게도 우리말인 빼재로 명기된 데에는 그만한 연유가 있다. 삼국시대부터 신라와 고구려, 백제의 접경지역이었기에 전략의 요충 지로서 역사의 격동기마다 수많은 전투가 이곳에서 치뤄졌고 그에 따 라 수많은 민관군이 이곳에 뼈를 묻어야만 했다. 또 숱한 국난 중에 서도 임진왜란 당시 왜구와 맞서 싸울 때 이곳의 토착민들은 험준한 지형 속에서 산짐승들을 잡아먹어가며 싸움에 임했고 그 산짐승들의 뼈가 이곳저곳 널리게 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전해진다. 어쨌든 그뼈라는 데서 유래한 뼈재라는 이름이 경상도 방언으로 빼재가 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이를 한자지명으로 지도에 표기할 때빼어날 수(秀)자를 써서수령(秀嶺)이 되었다고도 한다. 그런데 빼재가 십수년 전 포장이 되면서 고개마루 정상 밑에 신풍령이라 는 이름의 휴게소가 들어서게 되었고 이후 고개 이름은 빼재라는 이름과 신풍령이라는 이름이 동시에 회자되기에 이르렀다. 그런 사연 이 있는 만큼 신풍령보다는 빼재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빼재 정상에서 거창 방향으로 내려가다 우측의 조그마한 휴게소 옆 으로 가면 한자로수령(秀嶺)이라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이 곳 에서 거창 쪽으로 보이는 시계는 거칠 것이 없다. 동남쪽의 가야산을 비롯해 남쪽의 시루봉과 호음산, 남서쪽의 금원산, 기백산 일대 산군 의 장쾌한 능선이 만들어내는 파노라마는 보는 이의 가슴을 탁 틔우 게 한다. 멀리로는 지리산 연봉의 웅장한 모습도 조망된다.
빼재는 백두대간 종주자들에게 중요한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향적봉을 중심으로 했을 때 동북쪽의 소사고개에서 남서쪽의 동엽령 으로 이어지는 덕유산 준령은 해발 1,000m가 넘는 고봉들이다. 그런 봉우리들을 밟는 중간에 빼재에서 한 숨 돌리지 않을 수 없다. 고개 남쪽으로 시선을 돌려서 보게 되는 호음산(해발 930m) 자락에는 주민들이 고랭지 채소밭을 일구고 있어 고산준령 아래에 펼쳐진 초원인 양 아름다운 풍광을 자아낸다. 빼재는 해발1천m 가까이 되는 고지대라서 가을이 되면 단풍과 낙엽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어 또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 준다. 한편 거창군에서는 빼재(수령)에서 호음산 자락을 휘도는 임도를 개 발해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의 취미생활에도 일조를 하고 있어 경북 일 대 산악자전거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빼재 정상에서 거창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은 곳곳에 심하게 굽이도는 커브길이 계속 이어진다
시원스레 흐르는 물, 널찍한 휴게소 마당, 그래 오늘은 이 곳에서 지친 몸을 추스리는겨....
휴게소 마당, 이슬을 피할 수 있는 건물 처마 밑에 텐트를 치고 땀에 절은 옷을 전부 벗어 버렸다.
또 도진겨.... 훌러덩.... !!!
땀에 절은 옷을 흐르는 개울물에 빨아 널고, 온몸을 씻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고, 저녁을 준비하다.
가져간 수첩을 바탕으로 삼오정 마을로 히치를 선택, 지나가는 승합차를 세우곤 양해를 구하다.
선뜻 태워주신 고마운 분들께 감사를 전하며 삼오정 마을에서 하차, 근처 식당에 들러 삼계탕을 주문, 갖고갈 수 있도록 포장하다.
마음씨 좋은 아줌마께 김치, 된장, 풋고추, 양파를 덤으로 얻고서 콘도에 가서 소주를 구입하려는데 주인아저씨께서 태워주신 덴다.
얼~~~~쑤!!! 트럭을 타고선 콘도 지하에 있는 슈퍼(참고로 삼오정 마을에서 필수품을 구입하려면 슈퍼는 여기 밖에 없음을...)에 들러 쐬주 두병을 구입하고선 빼재에 돌아와 나만의 삼계탕 파티를 즐긴다.... 룰루랄라~~~....
<삼계탕 파티>
<빼재에서 수정봉, 삼봉산 오르는 길... 한창 계단 공사중... 들머리는 왼쪽 천막 바로 옆의 표시기 있는 쪽>
<빼재 정자에서 거창 쪽의 능선들...>
니들이 삼계탕 맛을 알아!!!
보골보골 꿇는 삼계탕을 보니 새벽, 그렇게 나를 괴롭혔던 추위, 동엽령의 똥바람과 짙은 운무가 저 멀리 떠나가 버린다.
인간의 간사함이란.... 쩝쩝.....에구구...
새벽 1시 잠을 깨다.... 추워서?... 오우 노우....
인간의 근본적인 본능.... 소변을 보다 하늘을 본다..... 내 생전 이렇게 많은 별들을 본 적이 있었을까?..... 오.....!!
감탄의 연사... 이걸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새까만 하늘에 촘촘히 박혀있는 저 보석들을....
백두대간 연속종주 2일차.... 기분좋은 잠에 취하다....
<소요금액 ; 10,800원>
식사비 ; 10,800원
삼계탕(1) 8,000원 소주(2) 2,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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