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산 오름길...>
새벽 소복이 쌓인 눈길... 계속되는 순백의 세상...
통근버스도 늦게 도착할 것 같아 느긋하게 베낭을 챙기곤 정병산을 넘어 출근길에 나섭니다....
아무도 걸어 간 흔적이 없는 곳을 홀로 가는 기분...
마치 별세계에 온 듯한 착각을 주고 있습니다.
내리는 눈은 세상의 모든 것을 포근히 감싸고...
오늘 하루 만이라도 더러운 모든 것을 다 덮어 버리려는 듯...
끝없이 내려 오는 듯 합니다.
겨울이 주는 것...
오늘 처럼 부드러운 여인네의 숨결 같은 따사로움을 던져 주는 날이 없다면...
겨울은 삭막하기 거지 없는 사막 같은 메마름이라 생각이 듭니다....
수십년... 수백년의 세월을 살아 오다
이 곳에서 사람들이 엉덩이를 걸치는 물건으로 변해 버렸을 듯한...
넓은 탁자는 홀로 걷는 내게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을까...
이름없는 돌조각... 이리 저리 발끝에 채이던 돌멩이에서...
누군가의 도움으로...
정병산 탑바위로 변신에 성공한 이 무생물은 또 어떤 이야길 내게 전해줄 수 있는가...
내리는 눈...
쌓여가는 순백...
그 속에 서 있는 나...
무거운 호흡 한 점...
이마를 타고 내리는 땀...
겨울은...
어떤 이에겐 따사로운 봄날의 물안개처럼 부드러운 포근함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계절...
어떤 이에겐 설원의 광활함과...
순백의 향연을 즐기는 힘찬 감정으로 다가오는 것...
겨울의 중심에서...
시베리아 벌판을 횡단하는 열차에 몸을 싣고 있는 나를 상상해 본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풍경들...
옆지기의 재잘거리는 듯한 수다와...
뜨거운 모카....
눈 덮힌 겨울의 정병산은...
여러갈래의 생각을 마음 껏 펼쳐 가는 곳...
소목고개로 내려서고...
현실의 세계로 발을 딛는다...
2012년 12월 28일 정병산에 눈 내리던 날...
나타샤의 왈츠와 함께 하며...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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