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가자 가자 같이 가자, 피안의 세계로, 깨달음의 세계로...
백두대간 종주를 3일 하면서 깨닫게 된 것은....
베낭의 무게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 나면 등산거리 및 이동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려진다는 점과
딴 건 몰라도 등산화 하나 만큼은 방수가 되는 넘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모든 물건은 되도록 베낭 속으로 넣어야 되며 특히 젖기 쉬운 침낭은 속에 비닐포장이 필수라는 점이다.
마산으로 돌아와 샤워를 끝내고 방수가 확실히 되는 고어텍스 등산화를 거금을 주고 구입하고,
베낭 무게를 줄이기 위해 필요없는 물건들을 과감히 치워 버리고 다시금 베낭을 꾸린다. 이번엔 실수하지 않을꺼이야 !!!
7월31일 따라 나서려는 옆지기를 다독거리고 마산에서 함양으로 함양에서 인월로 버스를 타고 가는데 또 장대비가 쏟아진다...
아~... 이넘의 비는 이번 백두대간에 나서는 나와 인연이 억겁이 쌓여 있구나. 내가 비를 어떻게 할 수 없다면 차라리 즐기기로 하다.
인월에 도착 3시30분에 있는 성리행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판쵸우의를 입고서리....
'흥부발복지'라는 성리에 도착하니 비는 그치고... 흥부마을을 잠깐 즐기다.
<망제단... 마을에 선덕을 베푼 흥부의 추모제를 지내는 곳>
마당을 우리에게 내어 준 중년부부의 집을 방문 함양에서 준비한 '화이트 소주 3병'을 드리고 다시 감사의 인사를 전하다.
식수를 준비하고 우리가 탈출했던 첫번째 복성이재로 이동... 홀로 백두대간길을 시작하다.
잠시후 두번째 복성이재 표지판이 있는 곳에 도착. 야영지를 찾아 어슬렁 거린다. .... 드뎌 산으로 돌아왔다 ... 어흥~!!!
광주에서 출발 여원재를 거쳐 복성이재에서 까지 와서 야영을 준비하던 신경호씨를 만나 같이 야영을 하다.
산행일시 ; 2008년 8월1일(금)
이동경로 ; 복성이재-봉화산-광대치-월경산-중재-중고개재-백운산-선바위고개-무령고개
산행시간 ; 9시간 30분(휴게시간, 식사시간 포함)
날 씨 ; 아침 짙은 안개, 화창한 날, 저녁 심한 바람, 간간히 비
새벽 4시25분 전투식량으로 아침을 때우곤...
05시 27분 봉화산을 향해 출발... 20kg 남짓한 베낭의 무게는 발걸음을 훨씬 가볍게 한다.
'흠..방수가 되는 신발이지만 옷을 타고 들어오는 물 까지는 막지 못하는군...'
봉화산 직전의 암봉에서 팬티만 입고 나머지는 홀라당 벗어 버렸다. 씨원~허다 !!!
뒤따라 오는 '신형'만 업었으면 팬티까지 벗어 자연과 동화되는 몰입의 경지에 빠져보는 건데...
옷을 짜고 양말을 짜고 널어 놓고 운해의 바다... 선경을 즐긴다.
<봉화산 직전의 암봉에서 즐기는 운해...>
봉화산 정상에 서다. 아.... 절경이다. 이런 맛에 산행을 하는 걸까.
흐린 날씨로 일출과 제대로 된 일몰은 한번도 구경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인가... 한참을 즐긴다.
<봉화산 정상에서 지리산 쪽으로 보는 운해...>
<봉화산 지나 임도와 만나는 공터에 있는 대간 안내도... 오늘 내가 걸어야 할 산행길을 안내한다>
억새를 헤치고 잡목을 헤치다 광대치를 지나 바위가 있는 등산길에서 또 홀라당.... 옷을 짜고 양말을 짠다... 이젠 홀라당이 버릇이다.
이거이 이런 버릇으로 땀만 흘렸다 하면 아무데서나 홀라당 해버리면.... 생각만 해도 모골이 송연하다. 푸하하...
봉화산에서 5.3km되는 지점... 야생초 재배지의 철조망에 수없이 붙어 있는 선배 답사자들의 표지기를 보는 순간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3일간 산행을 할 때도 오늘 다시 백두대간을 할 때도 느낀 것이지만 진짜 지도가 필요 없을 정도로 필요지점,
헤깔릴 만한 곳곳에 표지기가 붙어 있어 수월케 산행을 하게 한다. 선배 답사자들에게 감사함을 이 곳에서 전한다.
이름도 야릇한 월경산을 지나쳐 중재에 서다.
오른 쪽 임도를 따라 10분 정도 내려가 비포장이 끝나고 콘크리트 포장길이 시작되는 30여미터 전 오른 쪽 계곡 속에서 식수를 구하고
세수를 하고 양치질도 하고 머리도 감고 룰루랄라....
다시 중재로 올라와 의자가 있는 곳에서 점심을 지어 먹고 솔솔 부는 바람에 취해 낮잠을 즐기다.
<계곡으로 졸졸 흐르는 계류를 컵으로 떠서 수통 2개를 가득 채우다>
중재에서 부터 백운산, 영취산까지 탄탄한 고속도로가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잘 꾸며져 있다.
폭 0.5~1M 내외의 잘 정비된 등산로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콧노래를 부르며 산행을 즐기다 백운산에 서다.
사람도 없고 그늘진 곳에 바람은 솔솔... 젖은 등산화, 양말을 말리며 또 20여분 낮잠을 즐기다.
이거이 원참... 바람이 문제여 시원한 바람이.. 내가 문제가 아녀...
<백운산에서 즐기는 지리산의 조망... 안내판, 아래의 사진과 비교하시면서 감상해 보시길...>
선바위 고개재에서 바로 왼쪽으로 오늘의 야영지 무령고개로 빠져 나간다...
<무령고개에서 야영을 계획했다면 이 표지판을 따라 왼쪽으로 내려가시지 마시길...>
한참을 내려가다 '아차'한다. 영취산 정상에서도 무령고개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는 걸 이제사 기억하다니.. 쩝...
내일 아침 영취산에 올랐다 다시 선바위 고개재까지 왔다가 가야 하는 일을 스스로 자초하다니....오호 통재라...
무령고개에 도착 공사절개지를 넘어 오른쪽으로 한참을 걸어 나오니 무령고개 휴게소가 보인다.
<무령고개 휴게소 전경... 도로를 건너 오른쪽으로 계단이 있고 그 밑에 대형주차장과 그랜드급 화장실...>
-무령고개는 장안산과 경남 함양군의 백운산 사이에 있는 고개이다. 해발 1,075미터에 있는 이 고개는 백두대간에서 나온 13정맥중의 하나인 금남호남정맥(영취산∼주화산)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무령고개로 불리지만 일각에서는 원래 이곳 이름이 '무룡고개'라는 말도 있다. 이는 산이 동쪽으로는 낙동강, 서쪽으로는 금강과 섬진강을 아우르며 용트림하는 모습과 같다는 데에 기인한다-
먼저 온 신형은 벌써 라면을 끓여 먹고 있고, 인사를 나눈 뒤 휴게소로 걸어가 얼음 막걸리를 외치려다 뭔가 돌아가는 게 있어 보니
아이스 슬러쉰가 뭔가하는 거다. 시원해 보이는 얼음.... 1000원에 한잔 맛있게 먹었다. 막걸리는 생략....
이 곳은 타 야영지에 비하면 거의 그랜드 호텔급 수준이다.
콸콸 쏟아지는 물, 호텔급 화장실, 너른 공터... 단, 야밤에 휴게소가 노래방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두고서.....
초저녁부터 한참을 맛있게 자다 밤 11시30분 경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가 지쳐서..... 동백 아가씨~" 전자벤드 음에 노래소리다.
놀라 잠을 깬다. 휴게소를 보니 10여명의 단체 손님이 술판을 벌이고 있다. 흘러간 뽕짝에서 부터 최신 노래까지를 골고루 섭렵하고
음색이 어린애에서 부터 할아버지까지 다양하게 존재하는 걸로 봐선 적어도 삼대가 모인 두집안 이상이다라는 결론을 내리며 새벽 2시
야밤의 노래방 쑈가 끝나자 잠이 들었다.......
<소요금액 ; 27,400원>
교통비 ; 13,500원 (덕산-마산 1,000원 마산-함양 9,600원 함양-인월 1,600원 인월-성리 1,300원)
식사비 ; 5,000원 (추어탕1 함양)
간식비 ; 8,900원 (소주(5) 7,900원 아이스슬러쉬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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